LG화학-SK이노베이션, 미국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
LG화학-SK이노베이션, 미국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
  • 안석현 기자
  • 승인 2019.04.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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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 및 기술 유출"
2년간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76명 이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핵심인력을 놓고 벌어진 갈등이 법정 분쟁으로 비화됐다. 앞서 지난 2011년 양측은 2차전지 분리막 기술을 놓고 한차례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 미국서 재차 법정 공방을 벌임에 따라 양측간 갈등도 장기화 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이하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델라웨어주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고 29일 밝혔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셀⋅팩⋅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측은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 셀. /사진=LG화학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 셀. /사진=LG화학

LG화학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미국 ITC 및 연방법원이 소송과정에 강력한 ‘증거개시(Discovery)절차’를 둬 증거 은폐가 어렵기 때문이다. 증거개시절차 하에서는 소송 상대방이 요구할 경우 소송과 관련한 서류들을 제출할 법적 의무가 있다. 이를 통해 소송 대리인들은 상대방의 증거자료에 접근이 가능하다. 이를 위반 시 소송결과에도 큰 영향을 주는 제재로 이어진다.

이번 조치에 따라 ITC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2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생산⋅품질관리⋅구매⋅영업 등의 분야에서 76명의 인력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인력들도 다수 포함됐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 핵심 인력을 대거 빼내가기 전인 2016년 말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30GWh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430GWh로 14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사진=SK이노베이션

앞서 지난 2011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분리막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특허심판원은 2012년 8월 LG화학에 특허 무효심결을 내렸고 LG화학이 이에 불복해 무효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도 2014년 2월 LG화학이 낸 특허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후 두 회사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였던 법정 분쟁은 이번 미국에서의 소송을 계기로 재발하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은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3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이번 소송은 정당한 경쟁을 통한 건전한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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