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메이트X에 온셀 터치 적용 못해
FMLOC 장비는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사 활용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운데에 접힌 자국이 선명했다. 메이트X에 적용된 OLED는 중국 BOE가 공급했으며, 터치 기능은 애드온 타입의 은나노와이어(AgNW) 패널로 구현했다.

애드온 타입의 AgNW 터치센서는 접힘에 대한 내구성은 매우 높으나 따로 기재가 되는 필름 한장이 추가로 들어갔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패널 두께가 두껍고, 이는 접힘 자국이 유독 선명했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화웨이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 발표 화면 캡처
화웨이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 발표 화면 캡처

“폴더블 OLED용 필름, 기능만 남기고 기재는 버려라”

 

메이트X와 달리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터치 기능을 플렉서블 온셀 터치, 일명 ‘와이옥타(Y-OCTA)’ 기술로 구현했다. 와이옥타 터치는 OLED 봉지층 위에 바로 터치 센서를 형성한다. 따로 기재가 되는 필름을 더할 이유가 없다. 이는 OLED의 전체적인 두께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터치기능 구현 원가도 30% 가량 절감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6년 출시된 ‘갤럭시노트7’용 OLED 패널에 처음 와이옥타 기술을 적용했다. 이후 출시되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와이옥타 기능이 적용됐다.

단, 폴더블 OLED에서 두께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원가⋅디자인 이상으로 중요하다. 패널 전체 두께가 두꺼울수록 패널에 가해지는 인장력(tensile)과 압축력(compression)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패널 불량이나 접힘 자국 발생의 원인이 된다.

현재 ‘갤럭시S’급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OLED 패널 두께는 100~150μm 안팎(OLED 셀 및 커버렌즈 포함)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OLED 두께가 전반적으로 50μm까지 줄여야 한다. 물론 그 이하로 줄이면 더욱 좋다.

와이옥타 OLED의 구조. 터치센서가 TFE위에 필름 없이 바로 패터닝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와이옥타 OLED의 구조. 터치센서가 TFE위에 필름 없이 바로 패터닝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종적으로 전체 OLED 패널 두께를 10μm까지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편광판 역시 기재(필름 형태)를 없애고 커버렌즈(투명폴리이미드 or 초박형유리)에 코팅해버리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화웨이가 메이트X를 공개하면서 출시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것은 OLED 패널 공급사인 BOE가 언제 플렉서블 온셀 터치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와이옥타 같은 온셀 터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면 패널 두께를 아무리 줄여도 200μm 이하로 내려오지는 못한다. 온셀 터치를 적용하는 것만으로 두께를 100μm 줄일 수 있다.

현재 BOE는 ‘플렉서블 멀티레이어 온셀(FMLOC)’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본 동작 원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와이옥타와 동일하다.

관건은 수율이다. 온셀 터치는 재작업이 불가능하다. 박막봉지(TFE) 위에 바로 터치 전극을 패터닝하기 때문이다. 만약 일부 패턴이 화소를 가리는 등 불량이 발생하면 패널 전체를 버려야 한다. 필름을 한 장 덧대는 필름형 터치센서는 라미네이션(합착)이 잘못되면 접착제를 닦아 내고 다시 작업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일부 수율을 올릴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용 OLED에 처음 와이옥타 기술을 적용하면서 수율 확보에 애를 먹었다. 와이옥타 적용해 OLED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 공정에서만 수율 97%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수율이 이 아래로 떨어지면 OLED 패널 완제품 폐기에 따른 비용 증가 탓에 와이옥타 공정을 적용하지 못한다.

가뜩이나 증착공정 수율이 낮은 BOE로서는 기껏만든 OLED 양품을 FMLOC 공정에서 다시 폐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FMLOC 라인 장비 협력사는?

 

OLED 라인 투자시 삼성디스플레이 라인을 거의 카피했던 BOE는 FMLOC 라인 역시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원익IPS에서 PECVD, 일본 캐논에서 노광장비, 일본 알박과 H&이루자에서 스퍼터를 각각 와이옥타용 장비로 구매했다. 이 장비들은 탕정 A3 라인 일부와 A4 라인에 각각 설치되어 있다.

BOE의 FMLOC 장비 협력사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KI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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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지난 메이트X 공개 행사 중 올해 안에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BOE가 오는 3분기 안에 FMLOC 양산 검증을 끝내줘야 한다. BOE는 몐양 B11에 FMLOC를 적용한 OLED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11은 증착장비 내 소스(도가니) 협력사가 국내 업체인 야스로 바뀌면서 공정 조건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증착 라인이 안정화되면 FMLOC 양산성 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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