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인쇄하듯 OLED 생산하는 기술

LG화학이 미국 듀폰의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기술을 인수했다. 솔루블 OLED는 마치 종이에 인쇄하듯 OLED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생산원가를 크게 낮춰 OLED TV를 훨씬 싸게 만들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LG화학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신학철 부회장, 듀폰 마크 도일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솔루블 OLED 재료기술 인수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듀폰의 솔루블 OLED 재료기술과 노하우 등 물질·공정 특허 540여건을 포함한 무형자산과 ▲듀폰의 연구 및 생산설비를 포함한 유형자산 일체를 인수하게 됐다. 양사 협의에 따라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솔루블 OLED 재료 기술 사업화는 듀폰과 독일 머크, 일본 스미토모화학 3사가 이끌어왔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솔루블 OLED’ 재료 분야 핵심기술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듀폰 마크 도일(Marc Doyle) 부회장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솔루블 OLED 재료기술 인수식’에 참석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듀폰 마크 도일(Marc Doyle) 부회장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솔루블 OLED 재료기술 인수식’에 참석했다.

솔루블 OLED는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인쇄하듯 OLED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유기재료를 고온으로 증착시켜 생산하는 종전 방식과 비교하면 재료 낭비가 적다. 화소(픽셀)가 필요한 부분에만 피코리터(1조분의 1리터) 단위로 유기재료를 인쇄하기 때문이다.

증착 방식은 섀도마스크를 씌어 놓고 유기재료를 공중으로 날리기 때문에 섀도마스크와 장비 내부 챔버에도 유기재료가 다 달라 붙는다. 이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전가된다. 이론적으로 솔루블 방식의 재료 효율은 97% 이상, 진공 증착 방식은 40% 이하다.

설비 투자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증착 방식은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하다. 솔루블 OLED는 질소를 가득 채운 챔버 안에서 공정이 이뤄진다.

다만 듀폰을 포함한 3사 재료 모두 솔루블 OLED 재료의 수명 부분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 기존 진공 증착방식으로 생산한 OLED와 달리, 솔루블 OLED의 수명이 수천시간에 불과하다. 구매 후 10년 가까이 사용하는 TV용 기술로는 아직 부족한 셈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솔루블 OLED 재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철저한 준비로 최상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듀폰과 첨단 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일 LG화학은 기존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에 재료사업부문과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사업부를 합쳐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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