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디아, 디스플레이 빼고 모든 게임 자원 스트리밍

지난 19일(현지시간) 구글이 공개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Stadia)’는 게임 업계의 ‘넷플릭스’를 지향한다. 그동안 고품질의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고가 콘솔이나 게이밍 PC를 구입해야 했다.

스타디아는 어떤 기기든 크롬 브라우저만 연결되면 고품질 게임을 스트리밍 해준다. 이는 게임 시장도 구매 비즈니스에서 구독 비즈니스로 본격 전환되는 신호탄이다. 더불어 침체 일로인 디스플레이 시장에 전달하는 함의도 크다.

어쌔신크리드 공식 트레일러. /사진=유비소프트
어쌔신크리드 공식 트레일러. /사진=유비소프트

인터넷만 연결되면 ‘트리플 A’급 게임 구동

 

2010년 이후 출시된, 소위 ‘트리플A’급 게임은 진입 장벽이 높다.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엄청난 하드웨어를 개인이 구입해 갖춰야 한다. 1인칭 슈팅게임 ‘배틀필드5’를 예로 들어보자.

배틀필드5를 원활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6GB의 그래픽카드와 인텔 코어 i7 4790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램은 최소 8GB, 하지만 이 게임을 제작한 일렉트로닉아츠(EA)는 12GB 램을 갖추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앞으로 구글 스타디아 같은 스트리밍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 이 같은 하드웨어를 개인이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다.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이를 인터넷 망을 통해 제공받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플레이어가 개별적으로 보유한 장비 스펙과 무관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TV 종류를 막론하고 넷플릭스에 접속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용자는 넷플릭스 구독하듯 월정액만 지불하면 여러 종류의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구글은 스타디아에 유튜브 플랫폼을 결합, 게임 중계 및 시청 기능까지 구현할 예정이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이 스타디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구글 GDC 동영상 캡처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이 스타디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구글 GDC 동영상 캡처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은 "새로운 게임플랫폼은 링크를 통해 즉시 접속된다. 그 힘은 마법과도 같을 것"이라며 "이미 음악·영화산업에서 이뤄진 혁신이 게임산업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넷플릭스가 구독자 확보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듯, 게임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트리플A급 게임을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스타디아 서비스 시작 시점에 제공될 게임은 ‘어쌔신 크리드 : 오디세이’와  ‘둠 이터널’이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를 위해 고스펙의 하드웨어가 필요했던 블록버스터 게임이다.

 

120Hz 이상, 고(高) FPS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게임 구동에 필요한 자원들은 클라우드 서버에서 제공받는다고 해도 인터넷으로 결코 스트리밍 할 수 없는 기능이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다. 고품질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1초당 프레임 수(FPS)가 120Hz 이상인 게이밍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1인칭 슈팅게임이나 다중사용자 롤플레잉게임(MMORPG)은 빠른 화면전환과 캐릭터의 동작 속도가 특징이다. FPS가 낮은 모니터로는 잔상 탓에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트리플A급 게임용 모니터는 최소 120Hz, 혹은 그보다 화면전환이 더 빠른 스펙을 필요로 한다.

구글 스타디아도 당장은 60Hz, 4K UHD급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향후 120Hz 8K UHD까지 화면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스트리밍 게임 접속을 위한 모니터 교체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120Hz 이상의 게이밍 모니터 출하 대수는 450만대로, 2017년 200만 안팎에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메인 규격도 120Hz에서 144Hz로 넘어왔다. 올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연간 6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된 커브드모티터.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된 커브드모니터.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144Hz 규격의 패널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4분기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를 활용한 240Hz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곡률반경 1500R, FPS 165Hz, 종횡비 9:21 타입의 고해상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올 한해 1000만개 판매에 도전한다.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TV용 패널 출하량이 11.6% 감소(9310만대→8230만대)하는 동안, 모니터용 패널 출하량은 7.3% 증가(513만대→551만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FPS의 게이밍 모니터용 패널 출하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로빈 우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패널업체 일부는 TV 패널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의 TV 패널 캐파를 모니터 패널에 할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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