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UDC에 1025억원 지불

유기발광다이이오드(OLED) 생산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 실제 가동은 얼마나 하고 있을까. 3년 전부터 장비 발주 소식은 끊임 없이 들려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동 실적에 대한 얘기는 찾기 힘들다.

각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OLED 라인 가동률을 구분해서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회사의 OLED 라인 가동 현황은 다른 지표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

UDC가 생산하는 OLED 재료./사진=UDC 홈페이지
UDC가 생산하는 OLED 재료./사진=UDC 홈페이지

UDC 실적, 패널 업체 가동의 바로미터

 

대표적인 지표가 미국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의 실적 자료다. 이 업체 실적이 업체별 OLED 라인 가동률을 반영하는 이유는 UDC가 OLED 생산에 들어가는 일부 핵심 소재를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적색⋅녹색 재료의 효율을 높여주는 도판트(dopant)다.

적색⋅녹색 도판트는 세계적으로 UDC 한 곳만 공급한다. 따라서 UDC 매출 중 특정 회사로부터 나오는 매출이 얼마인지를 알면, 그 회사의 가동 현황을 불완전하게 나마 파악할 수 있다.

지난주 UDC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2억4741만달러(약 27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에서 얻은 매출이 1억7191억달러로 가장 많고, 중국에서 5193만달러, 일본에서 682만달러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OLED 부문에서 각각 세계 1위이다 보니 한국에서 매출이 월등히 높다.

UDC의 국가별 매출 실적.(단위 : 달러)/KIPOST
UDC의 국가별 매출 실적.(단위 : 달러)/KIPOST

주목할 점은 중국 내 매출이다. UDC의 중국 내 매출은 2016년만 해도 718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17년 2489만달러로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재차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는 중국 BOE가 B7(청두) 양산 가동에 이어 B11(몐양)까지 시험 가동에 들어가면서 도판트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인 티안마도 우한 6세대(1500㎜ X 1850㎜) OLED 라인을 지난해 양산 가동했다.

물론 UDC의 한국 내 매출이 중국의 3배라고 해서 한국의 OLED 생산량이 중국의 3배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UDC가 각 패널업체에 공급하는 도판트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다른 전자재료와 마찬가지로 구매량이 많고, 거래 관계가 오래될수록 단가가 낮게 공급된다.

국내 패널 업체들의 OLED 양산 규모가 크고 역사가 긴 만큼, 중국 패널업체보다는 도판트 단가를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중국 패널 업체들의 도판트 사용량이 연간으로 크게 늘고 있고, 국내 업체들과의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는 추세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와 UDC가 새로운 단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가가 재차 낮아졌다”며 “도판트 사용량 차이는 매출 격차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UDC에 1025억원 지불

 

구체적으로 3대 OLED 업체가 UDC에 지불한 금액까지 추정할 수도 있다. UDC는 2017년까지만 해도 삼성⋅LG디스플레이가 지급한 반기별 로열티 금액까지 공시했지만, 지난해부터 공개를 중단했다.

대신 매출 비중이 큰 3개 업체별 비중을 밝히고 있다. 가장 매출 비중이 큰 A 업체의 경우, 지난해 UDC 매출의 37%를 기여했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다. 금액으로는 9154만달러(약 1025억원)를 UDC에 지불했다.

OLED 업체별 UDC 매출 기여도.(단위 : 달러) /KIPOST
OLED 업체별 UDC 매출 기여도.(단위 : 달러) /KIPOST

B회사로 명명된 LG디스플레이는 33%의 매출을 기여했다. 금액으로는 8164만달러다. 중국 BOE는 C업체로 지칭됐다. 지난해 UDC 매출 기여 비중은 10%(2474만달러)다. BOE의 매출 기여도는 2016년 4%에서 2017년 6%, 지난해 10%로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향(向) 매출 비중은 2017년 62%에서 지난해 37%로 크게 떨어졌는데, LG디스플레이와 BOE 향 비중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UDC는 올해 매출 예상치로 3억2500만달러~3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대비 31~41% 가량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는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TV용 OLED 라인 양산 가동과 BOE의 B7 가동률 제고, B11 라인 양산 가동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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