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도 출근 후 가동 중단 사실 알아...LCD 업계 '나비효과' 불가피

올해 급속히 진행된 LCD 가격 하락이 급기야 대만 LCD 기업을 빚더미에 올려놓고 생산라인도 멈춰세웠다.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CPT가 채무 위기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대만 한스타(Hannstar), 이노룩스, 중국 BOE 등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투자연맹에 따르면 13일 대만 타퉁(TATUNG)그룹 산하 디스플레이 기업 CPT는 은행에 조정과 긴급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15일 룽탄(龙潭)과 양메이(杨梅)에 소재한 6세대와 4.5세대 공장이 예고없이 가동을 중단했다.

연맹에 따르면 이에 대해 CPT의 린성창(林盛昌) 총경리는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것이 맞으며 조정 신청 이후 모든 공급업체, 재료 기업, 고객 등의 관심이 쏟아지고 회사 내부도 혼란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CPT에 따르면 룽탄과 양메이 공장 가동이 예고없이 중단되면서 15일 직원들이 출근한 이후에야 생산라인 가동 중단 사실을 알게된 상황이다. 회사는 출하와 투입 등을 이미 모두 중단시켰다.

CPT 재무담당 임원 황스창(黄世昌)은 앞서 지난 13일 회사의 LCD 공급과잉이 심화하고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받아 패널 가격이 급속도록 하락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닥쳤다고 언급했다. CPT의 최근까지 채무금액이 33억 위안(약 5380억9800만 원)에 이르며 이중 기한을 넘긴 채무액이 20억 위안(약 3261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CPT 로고. /CPT 제공
CPT 로고. /CPT 제공

 

시그마인텔 분석에 따르면 CPT의 스마트폰 LCD 직접 고객은 주로 모듈 기업으로 중국 트룰리(Truly), DJN(DI JING INDUSTRY), TXD, 홀리텍(Holiech) 등이다. 이들 기업은 이번 CPT의 채무 위기와 가동 중단 영향으로 한스타, BOE, 이노룩스 등 업체로 물량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스타의 겨우 CPT의 다수 생산라인이 겹치는 대표적 기업이다.

시그마인텔 집계를 보면 올해 CPT는 글로벌 6세대 이하 아몰퍼스실리콘(a-Si) LCD 패널 생산능력 중 6.8%를 차지했다. 주로 스마트폰 패널, 태블릿PC용 패널, 자동차용 제어판 등 중저급 제품을 공급한다. 올해 3분기까지 피처폰 패널 글로벌 점유율이 10.5% 였다. 스마트폰 패널 점유율은 5.4%, 태블릿PC 패널 글로벌 점유율은 15.8%,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점유율은 7.4%다.

이번 고액 채무 납기 위반 여파로 협력업체 등의 재료 공급 등도 중단된 상황인만큼 나비효과로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CPT의 직접 고객인 트룰리, DJN, TXD, 홀리텍 등도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게 됐다. 단기간 내 생산 가동이 어렵게 될 경우 내년 2분기부터 스마트폰용 아몰퍼스실리콘 패널 공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내년 하반기 아몰퍼스실리콘 공급이 3000~4000개 가량 부족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생산능력 분배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년 하반기 LCD 공급 구조가 다소 타이트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내놓는다.

태블릿PC의 경우 CPT의 주요 직접 고객은 소규모 업체 혹은 유럽과 미국 고객이다. 이번 채무 위기로 BOE와 한스타의 수혜가 점쳐진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은 중국 바스테온(Visteon), 아다요(ADAYO), 비야디, 항성(Hangsheng) 등이다. 자동차 기업 고객은 상하이자동차, 비야디, 장안자동차, 광치 등이 있다. 이에 이번 CPT 공장 가동 중단으로 차량용 패널 경쟁 대상인 이노룩스, 선차오(深超), IVO(InfoVision Optoelectronics) 등 기업의 물량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CPT 룽탄 공장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회사 내 4450명의 직원과 1830명의 작업자가 보직을 잃을 위기에 처해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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