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스플레이 업계 화두 중 하나는 8K UHD다. 수년째 2억대 초반에 묶여 있는 TV 시장에서 교체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 패널 대형화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흥미롭게도 디스플레이 업계 이상으로 8K UHD 대중화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 바로 이동통신 업계다.

이동통신사들은 5G 시대 개막과 함꼐 8K UHD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KIPOST
이동통신사들은 5G 시대 개막과 함꼐 8K UHD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KIPOST

 

8K 동영상, ARPU 올릴 기회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5세대(5G) 이동통신 6대 서비스로 ▲원격제어 드라이브 ▲지능형 CCTV ▲5G 생중계 ▲스마트 드론 ▲FWA(UHD 무선 IPTV)와 함께 8K VR(가상현실)을 제시했다. 8K VR은 풀HD 대비 해상도가 16배 높은 8K 영상을 통해 임장감(臨場感)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VR 경험을 제공한다. 임장감은 영상⋅음향 등을 시청할 때,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뜻한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도코모는 지난 5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엑스포컴와이어리스’에서 8K 동영상을 5G로 스트리밍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그동안 4G LTE로는 4K UHD 화면도 원활하게 스트리밍하지 못했는데, 이 날 8K UHD 스트리밍 시연은 성공적이었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8K UHD 스트리밍을 통해 중계할 계획이며,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미 지난 1일 오전부터 8K UHD 방송을 송신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유럽에서 5G를 준비 중인 이동통신사들은 매부분 8K UHD 영상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동통신사들이 8K UHD 영상을 5G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꼽는 것은 트래픽 때문이다. 데이터 트래픽은 결국 요금제, 즉 수익모델과 연결되어 있다.

/자료=DMC미디어
/자료=DMC미디어

 

5G는 4G LTE 대비 이론상 20배, 체감상 10~100배 빠르다(국제전기통신연합). 그러나 단순히 빠르기만 해서는 이동통신 업체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빠른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일으켜야 한다.

DMC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 중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했다. 이 수치는 오는 2021년 78%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데이터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서는 동영상 기반의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동영상 품질이 풀HD에서 4K UHD로, 또 8K UHD로 높아지면 트래픽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4K 혹은 8K UHD 동영상 이용 빈도가 증가하면 가입자들의 데이터통신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곧 새로운 요금제 등장을 불러올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4G LTE 요금제 가입자 수는 5000만명을 넘어 섰다. 가입자 당 데이터 사용량은 월 7GB 초반에 정체되어 있다. 5G 서비스 개시와 함께 가입자들의 데이터 트래픽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고화질 동영상 기반의 서비스가 제격이다.

/자료=DMC미디어
/자료=DMC미디어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에도 선순환

 

이동통신 업계가 8K UHD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면, 이는 모바일을 넘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고화질 패널 경쟁에도 불을 지필 전망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8K UHD 시청 경험이 늘어날수록 가정 내 TV용 디스플레이 수요까지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4K UHD TV 판매 비중이 25%를 넘기는데는 5년이 걸렸다. 8K UHD TV는 이 보다 더 빨리 25% 비중을 돌파할 전망이다. 패널 업체들이 8K 제품을 본격 생산하는 시기에 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TV 세트 업체들은 이미 8K UHD TV 라인업을 정비하고, 내년을 8K UHD TV 시장 확대 원년으로 삼을 태세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소비자가전쇼(CES)는 5G 기술과 함께 8K TV 경쟁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별 가로세로 화소 수 비교. /KIPOST
디스플레이 해상도 별 가로세로 화소 수 비교. /KIPOST

김영우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8K 콘텐츠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8K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맞지 않다”며 “고화질 콘텐츠는 항상 디바이스 시장 이후에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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