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2년... 호서대 스마트팩토리운영관리(FOM) 솔루션 적용해봤더니

#반도체 와이어 본딩 볼그리드어레이(BGA) 패키지는 최근 등장한 패키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해 생산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고 수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국내 메모리 대기업 후공정 라인 현장에서 8대 낭비요인을 분석하고 개선 작업을 했더니 생산성이 45% 향상됐다.

#자동차 엔진, 샤시 등의 볼트를 제조하는 부품사는 생산관리, 시스템관리, 보고자료 관리 문제를 분석해 전체 공정에서 나오는 불량 중 93%를 차지하는 부분에 대한 상세 분석을 통해 생산성을 16.8% 향상시켰다. 생산성 향상 결과 6개월간 1억2000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제조업계에서 생산성 개선, 인력 부족에 따른 자동화가 화두가 된지 수년이 흘렀고, 정부가 스마트공장 육성 지원까지 나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론과 실제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제조업 특성을 잘 모르는 IT 전문가가 설계한 프로그램은 실제 사용 현장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 대한 집중 분석부터 수행한 다음 스마트공장화를 진행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15일 호서대 김수영 교수가 이끄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과 벤처대학원(GSV, 서울캠퍼스) 디지털팩토리연구센터는 현장형 스마트팩토리 운영관리(FOM) 솔루션을 적용해 제조 기업들이 생산성을 개선한 사례를 담은 석사 졸업 논문 발표회를 열었다. 이 과정은 학생이 2년간 직접 본인이 재직하는 회사의 제조라인 현장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 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석사 졸업 논문 역시 실제 공정 개선 사례 중심으로 구성된다.   

호서대 MOT프로젝트 최종 발표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
호서대 MOT프로젝트 최종 발표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

이날은 삼성전자, 태양금속, 선일다이파스, 영신금속, 서연오토비전, 리한, 대신제과, 리팩 등 자동차, 반도체, 장비, 식품 업체 직원들이 성과를 발표했다. 

FOM은 8대 낭비요인 분석, 낭비 해결을 위한 13원칙 등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현장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솔루션으로, 김수영 교수가 직접 다양한 제조업체 현장을 찾아 분석하고 정리한 것이다. 김 교수는 "기업들은 각자 문화와 사정이 다르지만 제조 기업의 공통적인 낭비 요인이 있다"며 "과잉생산, 과잉처리, 대기, 운반, 동작, 재고, 불량률, 종업원 활동 부족 등"이라고 설명했다. 가동시간이 길거나 불량률이 높은 공정 등 낭비가 되는 부분의 프로세스, 인력, 툴과 기술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업력이 오래된 전통 산업계는 디지털화에 대한 조직의 반발이 크다. 숙련된 직원들이 노하우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데이터에 근거해 작업 방식을 바꾸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식품 업체인 대신제과는 낭비 요인을 수개월 분석하고, 수십년 일한 직원들과 스마트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함께 하면 실제 가시적으로 생산성이 개선됐다.

한편 디지털팩토리연구소는 삼성SDS 자회사인 미라콤아이앤씨와 협약을 맺고 미라콤아이앤씨의 생산관리시스템(MES)에 FOM 기술을 지원, MES 구축 전에 기업들이 공장 운영 진단 및 분석을 선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스마트공장 지능인지형신생산시스템(MI-NPS) 구축도 지원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5003개 스마트공장이 구축됐는데, 그 중 76.4%가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다. IT 솔루션만 지원 받아 구축을 했지만 현장에서는 실제로 사용을 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한 자동차 부품 기업 대표는 "좋은 IT 솔루션이 있어도 막상 우리 공장에 적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직원들이 추가 잡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교육에도 상당한 시간이 든다"며 "면밀한 현장 분석이 먼저 있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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