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과거 LCD 생산라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 중인 ‘L7-1’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센서(와이옥타) 라인을 구축한다. 와이옥타는 터치기능 구현 원가를 30%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그동안 생산능력이 충분치 않아 폭넓게 적용되지는 못했다.

와이옥타 라인이 늘면 향후 ‘투 메탈 칩 온 필름(COF)’과 필름형 터치스크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초 구축을 시작한 L7-1에 와이옥타 공정을 100% 적용한다. 이를 위해 와이옥타용 장비 협력사들과 장비 반입 일정 등을 논의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A3 공장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탕정 A3 공장 8개 라인 중 1개 라인만 와이옥타 공정으로 구축했다. 나머지 7개 라인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OLED 생산을 마친 뒤, 후공정 중에 필름형 터치스크린을 부착하는 방법을 쓰고있다.

이 때문에 와이옥타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중 극히 일부에만 적용됐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7’에 첫 적용을 시작했으나,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8’에는 화면이 작은 일반 모델에만 와이옥타 기술이 사용됐다. 화면이 큰 ‘갤럭시S8 플러스’에는 필름형 터치스크린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가을 출시할 ‘갤럭시노트8’ 역시 와이옥타가 아닌 필름형으로 터치스크린이 구현될 것으로 알려졌다.

A3 같은 6세대(1500mm X 1850mm) 공정 1개 라인(원장 투입 월 1만5000장)으로는 5인치대 스마트폰용 OLED가 월 최대 300만개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만 해도 많이 생산할 때는 월 400만개까지 물량을 쏟아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모델을 한번에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L7-1에 구축 중인 월 3만장 분량 OLED 라인이 모두 와이옥타로 꾸려진다면 향후 생산능력은 5인치 스마트폰 기준 월 900만개(A3 포함)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물론, 갤럭시S 시리즈도 100% 와이옥타 라인에서 생산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 공정을 확대 적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원가 절감 효과다. 와이옥타 기술로 생산된 OLED는 드라이버 IC 본딩을 위한 부품인 투 메탈 COF를 따로 부착할 필요가 없다. 기존에는 OLED에 투 메탈 COF를 붙이고, 투 메탈 COF 위에 다시 드라이버 IC를 본딩했다. 투 메탈 COF가 OLED와 드라이버 IC의 ‘가교’ 역할인 셈이다.

가운데가 투 메탈 COF를 이용한 본딩 방식, 오른쪽이 와이옥타 OLED에서의 드라이버 IC 본딩 방식이다. (자료=IHS마킷)

와이옥타 OLED는 기판으로 쓰이는 폴리이미드(PI) 필름 자체를 화면 뒤로 180도 꺾어 드라이버 IC를 부착해도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구현할 수 있다. 투 메탈 COF 구매 비용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PI에 부착하는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얻는 이득도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투 메탈 COF를 스템코와 LG이노텍으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여기에 필름형 터치스크린 구매 비용까지 감안하면 기존 방식 대비 30%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와이옥타 적용 확대는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연습 과정일 수도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굽힘에도 깨지지 않는 터치센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인듐주석산화물(ITO)은 터치스크린으로서의 특성은 완벽하나 굽힘에 매우 약하다.
이 때문에 와이옥타는 ITO가 아닌 알루미늄 메탈메시 배선을 사용한다. 메탈메시는 10만회 안팎의 반복적인 굽힘에 잘 버티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터치센서로 적합하다.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터치스크린 센서로 ITO가 아닌 메탈메시를 적용해야 한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롤러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관계자는 “L7-1이 양산가동되는 내년 초에는 와이옥타 OLED의 물량에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라며 “향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대부분 와이옥타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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