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 자회사인 신이화(欣奕華, Sineva)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공정 장비 중 하나인 ‘레이저 탈착장비(LLO)’ 양산 공급에 성공했다. LLO는 국내 업체인 AP시스템⋅이오테크닉스가 삼성⋅LG디스플레이는 물론, 해외 패널업체 물량까지 석권했었으나 조기에 중국 업체에 이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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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화 로고.(사진=신이화)


지난해 1단계 1만5000장 분량 투자 당시 LLO 발주 물량은 전체 AP시스템이 수주했다. 이번에 2단계 투자에서는 AP시스템과 신이화가 물량을 나누어 수주했다. 두 회사가 각각 어느 정도씩 물량을 배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이화는 BOE가 청두 공장에 구축 중인 중소형 OLED 라인 ‘B7’에 LLO를 양산 공급할 예정이다. B7은 BOE가 6세대(1500mm X 1850mm) 월 4만5000장 규모로 구축 중인 스마트폰용 OLED 라인이다.

 

이번 신이화의 LLO 양산 공급 성공은 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입장에서는 작지 않은 성과다. 그동안 모회사인 BOE의 지원 속에서도 신이화의 공급 실적은 물류⋅이송장비와 후공정 검사⋅테스트 장비 등 주변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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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O 공정 모식도. (자료=트럼프)


완성된 OLED는 캐리어 글래스를 레이저를 이용해 떼어 내는데, 이 때 사용하는 장비가 LLO다. 강력한 레이저를 캐리어 글래스와 PI 사이에 조사해주면 둘 사이에 균열이 생기면서 분리된다.LLO는 OLED, 특히 플렉서블 OLED 공정 특화 장비다. 유연한 폴리이미드(PI) 기판으로는 증착⋅봉지 공정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플렉서블 OLED는 ‘캐리어 글래스’에 PI를 붙여 놓고 만든다.

 

이 때 레이저가 너무 강하면 OLED에 불량이 발생하고, 너무 약하면 PI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다. 균일한 세기로 빈 틈 없이 레이저를 조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LLO는 플렉서블 OLED 제조 중 불량이 많이 발생하는 공정”이라며 “LLO 양산 공급은 신이화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인정 받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향후 신이화가 향후 중국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BOE의 든든한 지원에, 기술력까지 갖춘다면 조기에 국내 업체들이 닦아 놓은 시장을 잠식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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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시스템이 개발한 LLO.(사진=AP시스템)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BOE가 워낙 대규모 물량을 발주하기 때문에 신이화의 제안을 쉽게 거절 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이화의 최종 목표는 디스플레이용 소재⋅장비 국산화다. 최근에는 장비를 직접 개발해 BOE에 공급하는 것 외에, 해외 업체로부터의 장비 구매대행도 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협력사에 불리한 제휴를 제안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신이화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A사(社)에 BOE 공급권을 주는 조건으로, 기술제휴를 제안했다. 사실상 BOE 공급권을 지렛대로 기술이전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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