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터치스크린패널(TSP) 업체가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 TSP를 공급한지 2년만에 터치 시장이 양극화 됐다. 이와 더불어 서서히 관련 사업을 정리한 업체들이 올해와 내년 중 사업 구조개편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TSP 업계가 고사양은 독점화 하고, 보급형은 마진이 거의 없는 초저가 시장으로 재편됐다. 

 

▲애플 '아이폰6S'에 적용된 '3D터치'. 늦게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에는 이 기능이 빠졌다. /애플 홈페이지 제공

 

자체 조달 늘고, 공급가는 폭락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갤럭시S7'과 가을 출시될 '갤럭시노트6' TSP 칩은 자사 시스템LSI사업부로부터, TSP는 동우화인켐에서 공급 받는다. 이전 모델에 시냅틱스와 ST마이크로 제품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거의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동우화인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온셀(On-Cell) 방식 TSP 'OCTA' 기술 강점 덕분에 꾸준히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OLED 패널을 보급형 스마트폰에 도입하면 삼성 시스템LSI와 동우화인켐 공급량은 더욱 늘어나고, LCD 패널 위에 TSP를 얹는 애드온(Add-On) 방식 TSP 시장은 쪼그라들 전망이다. 

 

중대형 시장 역시 태블릿PC와 터치 노트북PC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면서 활력을 잃었다. 

 

터치패널 업계 관계자는 "TSP 시장이 축소되면서 패널 뿐만 아니라 칩 업체들간 경쟁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 등록된 TSP 칩 등록사만 시스템LSI사업부, 멜파스, 시냅틱스, 싸이프레스, ST마이크로, 이미지스테크놀로지, 지니틱스 등 수가 너무 많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경쟁 때문에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가 됐다. 일례로 이미지스테크놀로지는 판매 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영업이익률이 1%대에 머물렀다. 

 

LG전자 스마트폰 TSP 공급망은 LG디스플레이의 '인셀(In-Cell)' 방식 TSP와 자회사 실리콘웍스로부터 칩을 공급 받는 폐쇄적으로 구축돼 있다. 

 

손가락 입력을 감지하는 '포스터치(3D터치)'가 TSP 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마땅한 콘텐츠를 찾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애플 역시 '아이폰SE'를 출시하면서 3D터치 기능을 아예 뺐다. 이른바 '킬러콘텐츠'가 되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사업 재편한 업계, 어떤 대안 찾았나 


 ▲터치 업계 실적 추이.(적자는 붉은색으로 표시). /전자공시시스템 취합

주력사업을 TSP에서 반도체 설계(팹리스)로 바꾼 멜파스는 터치구동칩(IC) 외에 블루투스저에너지(BLE)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반도체 합작사에서 칩을 개발, '에어퓨얼(Air Fuel)' 방식 무선충전기,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멜파스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OLED 채택 모델 수를 늘리면서 애드온 타입 TSP 매출액이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며 "강점인 반도체 설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팹리스로 출발한 멜파스는 TSP사업으로 8000억원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모듈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고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TSP 시황이 좋을 때 시노펙스는 일찌감치 영화 투자 및 배급, 신소재 등 신규 사업에 눈을 돌렸다. 여전히 IT사업부문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지만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매출액 164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냈다. 반면 IT전자부품소재사업은 반면 240억원 적자를 냈다. 시노펙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SP를 주로 생산하던 동탄 사업장은 가동을 중단했고, TSP는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에스맥은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낸 뒤 대표이사가 아예 경영권을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한때 중대형 TSP 시장 1위로 고성장하던 일진디스플레이는 최근 대표이사를 변경하고 신사업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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