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커져도 그립감은 유지...높아진 가격은 부담

애플이 올 가을 ‘아이폰X(텐)’과 크기가 같은 5.8인치 모델 대비 6.4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델을 두 배 가량 생산할 계획이다. 통상 대화면 스마트폰은 메인 모델의 ‘서브(보조)’ 정도로 부각됐지만, OLED 아이폰은 정 반대 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가로 길이 대비 세로 길이가 극대화 된 와이드 화면 일반화와 제로 베젤 기술이 더해진 덕분에 화면이 커져도 사용성을 크게 저해하지 않는 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는 19.5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화면 인치수가 커지더라도 전체 하드웨어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는 비결이다. 6.45인치 OLED 아이폰의 가로 길이는 7cm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IPOST


6.4인치 OLED 생산량, 5.8인치의 두 배


올 가을 애플이 출시할 아이폰은 총 3종이다. 기존 아이폰X을 계승하는 5.8인치 OLED 모델에 6.4인치 OLED 모델이 하나 추가된다. 여기에 6.1인치 ‘노치(notch)’ 형 LCD를 탑재한 모델도 출시된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 업체들을 통해 제시한 생산량 계획은 5.8인치 모델이 2200만개, 6.4인치 모델이 4400만개 정도다. 도합 6600만개로, 올해 애플이 최소 1억개 이상의 OLED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봄 애플은 약 9000만개의 5.8인치 OLED를 발주 계획했다가, 아이폰X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치자 실제로는 6000만개 정도 구매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OLED 공급사슬 전반적으로 재고 부담 이슈가 급증했다.

올해는 우선 6600만개 정도로 보수적인 생산계획을 잡았다가 10월 출시 후 반응을 봐서 생산 계획을 수정(증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애플이 아이폰X 생산을 조기 단종하면서 많게는 1000만개까지 재고가 쌓인 업체들도 있다”며 “올해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생산계획을 잡은 듯 하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5.8인치 및 6.4인치 모델의 생산 계획 비율이다. 통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일반 모델과 대화면 모델이 60%와 40%씩 점유한다. 지난 1분기 ‘아이폰8(4.7인치 LCD 모델)’은 1250만대 판매됐지만, ‘아이폰8 플러스(5.5인치 LCD 모델)’는 총 830만대 팔리는데 그쳤다. 작은 화면 모델이 큰 모델보다 많이 팔리는 게 일반적이다.

반대로 애플은 OLED 아이폰은 일반 화면보다 6.4인치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화면 커져도 그립감 유지...높은 가격은 부담


▲6.45인치 OLED를 장착한 아이폰X 예상도. 디스플레이 가로 길이는 6.84cm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KIPOST



그동안 스마트폰 화면이 6인치 이상으로 크기를 확대할 수 없었던 것은 화면이 커질수록 한 손에 잡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존 5.5인치 아이폰의 화면 가로 길이는 6.8㎝인데, 이를 6인치대 화면으로 키우면 가로 길이는 7㎝ 이상으로 커진다. 지금도 5.5인치 아이폰을 손에 잡기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화면을 더 크게 키우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화면 세로 길이만 확대한 와이드 화면이 도입되면서 이 같은 고민은 해소됐다. 종전 스마트폰은 화면 가로 세로 화면 비율이 9대 16이었지만, 애플은 지난해부터 9대 19.5 화면을 도입했다.

세로 화면 비율이 커지면, 전반적으로 화면이 커지더라도 가로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다. KIPOST가 추정한 6.4인치 OLED 아이폰의 화면 가로 길이는 6.84㎝다. 이는 기존 5.5인치 LCD 아이폰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화면이 0.9인치 커지면서도 가로 길이는 똑같이 유지한 셈이다.

물론 화면이 커짐에 따라 높아지는 생산원가는 새로운 부담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1500㎜ X 1850㎜) 기판에서 5.8인치 OLED를 200여개 면취할 수 있는 반면, 6.4인치 OLED는 최대 150개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그만큼 원가 부담이 높은 셈이다.

지난해 아이폰X 역시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화면 크기를 더 키우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6세대 기판 한 장을 잘라 5.5인치 기판을 면취하는 예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면적이 넓어지면 면취할 수 있는 OLED 패널 수가 줄어 수요를 진작하는 효과가 있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제공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5.8인치 모델 가격을 일부 인하하는 대신, 6.4인치 모델을 기존 아이폰X 가격에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OLED #아이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