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일본 니콘에 10.5세대급 노광장비를 선(先)주문한 LG디스플레이가 최종 투자 방향을 두고 장고를 거듭 중이다. ‘LCD 온리(only)’, 혹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만 투자할거라는 설(說)과 처음에 LCD 투자했다가 향후 OLED 전환할거라는 시나리오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조기에 OLED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엘지 디스플레이 파주 텐 공장 사진

▲파주 10.5세대 패널 공장이 들어설 P10 공장 건설 현장. /서브원 홈페이지 캡처



① 10.5세대 LCD, 중국 업체와 차별화 불가능



LG디스플레이가 결국 10.5세대 라인을 TV용 OLED로 결정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화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선주문한 노광장비 도입 스케줄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 상반기 중에 월 6만장 정도 규모로 10.5세대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에서 추진 중인 10.5세대 라인들과 비교하면 시기나 규모 면에서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내년 1분기 가장 먼저 10.5세대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BOE의 투자 규모는 총 15만장 수준에 이른다. BOE보다 양산 시기가 1년 정도 늦은 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는 월 18만장, 광저우에 생산 라인을 건설키로 한 폭스콘(혼하이정밀)은 2019년 2분기 가동 목표로 월 12만장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10.5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스케줄. /업계 취합



투자 규모나 양산 시기에서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생산 모델로 차별화를 꾀할 수 밖에 없다. BOE⋅CSOT⋅폭스콘 모두 대형 OLED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들 중 실제 TV용 OLED 양산 경험을 가진 회사는 없다. 오직 LG디스플레이만 경기도 파주 E3~E4 라인(8세대)에서 월 6만장 규모의 TV용 OLED 패널을 양산 중이다. 


중화권 업체들이 증착 라인에 투자하고, 양산을 시작한다고 해도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수율을 따라오는데만 최소 1~2년 이상은 걸릴 걸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이후 60인치 이상 LCD 시장이 공급 초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LCD 단독 투자는 무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② 증착장비 개발 막바지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OLED 투자에 대한 의지는 핵심인 증착장비 개발 진척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라인에 OLED용 증착장비 공급을 타진 중인 업체는 야스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 두 곳이다. 야스는 국내 증착장비 전문업체로 E3~E4 라인에 8세대(2200mm X 2500mm)급 증착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세계서 유일하게 TV용 OLED 증착장비 공급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에 10.5세대 라인 투자에 처음으로 증착장비 공급을 타진 중이다. LG전자는 핵심인 소스 모듈을 만들고 이송 챔버는 스퍼터 전문업체인 아바코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야스와 LG전자에 10.5세대급 ‘알파’ 장비 공급을 주문한 상태다. 알파 장비는 투자 직전 최종 양산성을 검증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장비다. 알파 장비를 주문했다는 것은 투자 결정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상반기 양산 스케줄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 방향 결정은 올해 3분기 안에 내면 된다”며 “아직 반년 이상 여유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야스가 개발한 TV용 OLED 증착장비. /야스 홈페이지 캡처




③ OLED로 기우는 고급 TV 시장



최근 TV 시장은 몇 년째 정체다. 2015년 2억대 초반이었던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판매 대수는 지난해에도 2억대 초반에 그쳤다. 


규모가 정체된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대형화와 고급화 전략 뿐이다. 10.5세대 OLED 패널은 이 두 가지 목표를 충족한다. 가로 2740mm, 세로 3370mm 패널 사이즈는 65인치 및 75인치 TV 생산에 최적화 돼 있다. OLED 패널은 LCD 대비 프리미엄을 인정 받아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사상 첫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43.1%로, 2위인 소니(25.2%), 3위 삼성전자(20.3%)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군에 OLED TV를 전진배치하면서 얻은 성과다.



LG전자 구미 사업장에서 생산이 완료된 올레드TV가 출하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 완료된 OLED TV가 출하 대기 중이다. /LG전자 제공



LG디스플레이 TV용 패널 최대 고객사인 LG전자의 전략이 OLED로 기운 만큼,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LCD 투자에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기술적인 문제로 10.5세대 LCD부터 투자하는 한이 있더라도 곧 OLED 셀 부문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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