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중국 차이나옵토일렉트로닉스(CSOT)가 추진중인 10.5세대 LCD 라인 장비 수주전에서 일본 업체들의 초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노광기처럼 일본 업체가 독점 중인 분야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 수주가 유력시됐던 후보들까지 일본산(産) 장비 일색이다.


CSOT와 공동 투자에 나선 선전시가 과거와 달리 가동 후 ‘램프업(가동률 제고)’ 시간 단축 대책을 더욱 엄격하게 요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SOT는 당초 국내업체인 인베니아에 2~3대의 10.5세대 LCD용 드라이 에처(건식식각장비) 발주를 내는 것을 검토했으나 막판에 이를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CSOT가 지난달 발주한 드라이 에처 물량은 100%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수주했다.


드라이 에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 패턴을 깎아내는데 쓰이는 장비다. 원래 도쿄일렉트론이 석권한 시장이었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쩍 높아진 분야다. 


특히 인베니아는 지난해 BOE가 발주한 10.5세대 드라이 에처 물량의 3분의 1 가량을 수주하면서 CSOT 프로젝트 수주도 가시화되는듯 보였다. 



▲도쿄일렉트론이 생산한 디스플레이용 드라이 에처. /도쿄일렉트론 홈페이지 캡처



드라이 에처 뿐만이 아니다. 아직 협력사 선정 초반이기는 하지만, CSOT가 발주한 10.5세대 LCD 장비는 일본 업체들이 100%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노광기(니콘)⋅컬러필터정렬기(브이테크놀러지)⋅코터(도쿄일렉트론) 등을 모두 일본 업체들이 수주를 확정했거나 장비 사전평가를 단독 통과했다.


이 같은 현상은 CSOT와 공동 투자에 나선 선전시 정부 측이 공급선 다변화나 투자비 절감보다 수율 안정화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CSOT는 10.5세대 LCD 라인 투자를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이 자회사 지분 37%를 선전시 정부 몫이다. 업계 관계자는 “CSOT가 공장 건립 후 수율을 조기에 끌어올리기 위해 양산 가동 경험이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협력사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10세대급 LCD 라인을 양산 가동해 본 회사가 일본 샤프 밖에 없고, 당시 라인 구축에 일본 장비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일본 장비 업체들의 선전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10.5세대 LCD패널공장 기공식/BOE 제공



한편 CSOT는 이번 프로젝트를 11세대 LCD 공장 건립으로 명명했지만, 실제 기판 사이즈는 BOE 10.5세대와 같은 가로 2940mm, 세로 3370mm로 확정됐다. 사실상 11세대가 아닌 10.5세대 프로젝트인 셈이다. 


CSOT는  BOE 10.5세대 보다 더 큰 사이즈 기판을 검토했으나, 장비 업체들의 개발기간과 유리기판 수급 문제 탓에 10.5세대로 회귀했다. 기판 사이즈가 커지면, 협력사들이 장비를 모두 새로 개발해야 한다. 개발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지방 도시들이 첨단 산업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이전 프로젝트와 차별화시키는 요소가 필요했다”며 “이 때문에 11세대라는 키워드를 강조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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