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내년도 TV 판매 목표를 올해 판매량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내년은 국제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고, 북미를 제외하면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크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고부가가치 모델인 ‘엣지형’ UHD TV 판매량 목표도 공격적으로 늘려 잡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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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UHD TV. /삼성전자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VD 사업부는 협력사들에게 내년도 TV 판매량 목표치로 4800만대를 제시했다. 이는 올해 연간 TV 판매량인 4700만대(잠정집계)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제시했다가 연중에 재조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보수적 기조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고가형 모델인 엣지형 UHD TV 판매량 목표치도 1050만대 수준으로 올해(800만~900만대)보다 100만대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엣지형 UHD TV 판매량 목표치를 1250만대 정도로 제시했다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이를 1050만대로 낮췄다. 


삼성전자가 엣지형 UHD TV 판매 목표치를 당초보다 크게 줄인 것은 유럽 지역 경기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 인상을 결정할 정도로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럽은 재정위기 여파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못했다. 


독일을 제외하면, 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이른바 ‘PIGS’ 4국이 여전한 경제 위기 요소를 안고 있다. 영국의 유로존 탈퇴와 극우정권 등장 등 정치적 불안 요소도 여전하다. 


엣지형 UHD TV 생산량 대부분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소화하는데, 유럽쪽 경기가 좋지 못하다 보니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엣지형 UHD TV는 TV 광원이 되는 발광다이오드(LED)를 백라이트유닛(BLU) 테두리 부분에 장착한 제품이다. UHD TV는 풀HD 대비 화소수가 늘어난 탓에 개구율(Aperture ratio⋅단위 화소당 빛을 내는 면적) 확보가 어렵다. 화소를 지나는 배선의 수가 많아져 박막트랜지스터(TFT)가 LED의 빛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UHD TV 제작에 빛 확보가 용이한 직하형 LED BLU를 주로 써왔던 이유다. 그러나 직하형 TV는 두께를 얇게 만들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LED가 더 많이 쓰이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 전체가 성장하지 않아도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늘면 어느 정도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며 “내년은 전체 시장과 고부가가치 시장이 동시에 정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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