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일본 캐논도키(Canon-tokki)가 올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캐논도키 증착장비를 입도선매(立稻先賣) 하면서 LG디스플레이 등 경쟁 업체들이 겪고 있는 수급난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그동안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해왔던 캐논도키마저 공격적 증설에 나서는 만큼, 향후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착착비 생산능력, 年 6만장 분⟶12만장 분



 ▲츠가미 테루히사 캐논도키 CEO. /캐논도키 홈페이지 제공 

 

 

츠가미 테루히사 캐논도키 CEO는 1일 일본 전자디바이스산업신문(sangyo-times.jp)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OLED용 증착장비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기준 캐논도키의 연간 OLED 증착장비 생산능력은 6세대(1500mm X 1850mm) 4개 라인에 투입 가능한 양으로 알려졌다. 1개 라인은 원판 1만5000장을 매월 투입할 수 있는 OLED 생산라인을 뜻한다.  

 

올해 캐논도키의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난다면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2만장 투자까지 대응해 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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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도키가 생산한 OLED 증착장비. /캐논도키 홈페이지 캡처

 

 

츠가미 CEO는 이번 증설 작업을 위해 자체 인력 및 협력사 인력을 보강하고, 캐논그룹의 지원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호조를 보였던) 2013년 매출 수준을 회복했으며, 올해는 작년 매출의 두 배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증착장비 수급난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해

 

 

이번 캐논도키의 증설 투자가 패널 업체들의 OLED 투자 걸림돌이었던 증착장비 수급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지난해 연말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에 주문한 증착장비만 최소 6~8개 라인(9~12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BOE가 3개 라인(월 4만5000장)에 투입될 장비를 발주했으며, 내년까지 4개 라인을 추가로 발주하기 위해 캐논도키측을 압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캐논도키의 생산능력이 올해 8개 라인으로 확충된다고 해도 패널 업체들의 증착장비 수급난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이번 캐논도키의 증설은 향후 예상되는 주문이 아닌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받아 놓은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경북 구미 E5 라인 구축 발표와 함께 캐논도키측에 증착장비 공급 가능 여부를 타진했으나 2017년 연말까지 어렵다는 대답을 들은 상태다. 

 

이 때문에 E5 라인에는 선익시스템의 OLED 증착장비가 입고될 예정이며, 향후 E5 증설과 P10(파주)에 캐논도키 장비를 도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 사옥인 ‘트윈타워’ 조명으로 OLED를 표현한 모습. /LG전자 제공 

 

 

선익시스템은 구(舊)세대 OLED 증착장비 양산 공급 경험이 있지만, 업계 대세인 6세대 양산 공급 경험은 캐논도키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산하 소재⋅생산기술연구원을 통해 OLED 증착장비를 수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서는 캐논도키의 증착장비 생산능력이 현재의 3배는 되어야 수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G디스플레이와 BOE는 물론, 일본 JDI와 중국 중국 티안마⋅CSOT까지 공격적으로 OLED 증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장 캐논도키의 생산능력이 3배까지 늘리기는 어려울 만큼, 증착장비 수급난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OLED 증설 투자에 가장 큰 걸림돌이 증착장비”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워낙 공격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수급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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