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을 앞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커버 소재 공급사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스마트폰⋅태블릿PC용 커버 소재로 쓰인 강화유리는 긁힘에 강하고, 빛 투과율도 좋지만 유연성은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삼성⋅LG디스플레이 등은 폴더블 OLED 개발 착수와 동시에 강화유리 대체 소재를 물색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국내 한 벤처기업과 폴더블 OLED용 소재를 공동 개발해왔으나 최근 일본 내 협력사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SDC, 솔잎기술 인수 추진⟶스미토모⋅군제로 다변화



당초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용 커버소재로 낙점한 것은 솔잎기술의 ‘하이브리머(Hybrimer)’다.  


하이브리머(Hybrimer)는 유리 같은 무기 재료와 플라스틱 같은 유기 재료를 적절히 혼합해 제조한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긁힘에 강하면서 플라스틱 필름처럼 유연성이 뛰어나다. 무기물과 유기물의 특성을 모두 띄기 때문에 하이드리드(Hybrid)와 폴리머(Polymer)를 딴 하이브리머라고 부른다.


하이브리머를 폴더블 OLED 상판에 50나노미터(μm) 두께 안팎으로 코팅하면 연필경도 ‘9H+’를 유지하면서 시인성도 확보할 수 있다. 10만회 이상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도, 굽혀지는 부분의 시인성이 나빠지거나 코팅 뒷면의 발광층과 박막트랜지스터(TFT)에 충격을 주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이브리머가 폴더블 OLED의 핵심기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판단, 지난해 하이브리머 특허 인수와 솔잎기술 지분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특허 인수⋅지분투자 모두 여의치 않아 최근에는 외부로 협력사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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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기술이 개발한 하이브리머 소재에 트랜지스터를 형성한 모습. /KAIST 제공



현재 삼성디스플레가 OLED용 커버소재 공급사 후보로 검토 중인 곳은 일본 스미토모⋅군제(Gunze) 등 일본계 종합화학업체 3~4곳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솔잎기술의 하이브리머를 가장 유력한 커버소재 후보로 꼽고 있지만, 최소 한 곳 이상의 대체제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스마트폰용 커버소재로 쓰인 코닝 ‘고릴라글래스’의 경우, 경도⋅시인성 등 성능은 우수하지만 판가 협상이 쉽지 않았다. 미국 코닝이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닝이 고릴라글래스에서 얻는 매출만 연간 10억달러를 상회했다.


폴더블 OLED가 본격 양산되면 커버소재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오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같은 패널 업체나 삼성전자 등 세트 업체들은 처음부터 수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솔잎기술의 하이브리머가 소재 특성은 뛰어나지만, 벤처기업이라는 점에서 양산 및 공정기술에서는 기존 화학업체들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양산 전에 커버소재 수급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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