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LCD 설비 투자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6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BOE의 독주 체제가 예상된다.


19일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에서 만난 삼성전자 LCD총괄(현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고위 임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10세대 LCD 투자에 대해 진흙탕에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LCD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진입했고, 10세대 투자에 7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에 나서더라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10세대 LCD 투자에 난색을 표하기는 LG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OLED사업부장(사장)은 IMID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LG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는 OLED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18년까지 OLED 부문에만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0세대 LCD 설비 투자 여력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제공


 

60인치대 대형 LCD 패권, 10세대 투자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투자를 포기할 경우, 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패권은 좋든 싫든 중국 BOE에게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생산 공장은 55인치 TV용 패널 제조에 특화돼 있다. 60인치 이상 모델도 기판 1장 당 3대 정도 만들 수 있지만, 이 경우 기판의 40% 정도를 버려야 한다. 면취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아래는 8세대 LCD 기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TV용 패널 개수와 버려지는 기판 비율을 계산한 표다.  

 


면취 효율.jpg


55인치 모델까지는 버리는 기판 면적이 30% 이하로 낮다. 특히 55인치 모델은 11% 정도의 패널만 버리고 모두 활용할 수 있어 면취 효율이 극대화된다.


이와 비교하면 BOE가 투자하는 10.5세대 라인은 60인치대 이상 TV 패널 생산에 적합하다. 아래는 10.5세대 기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TV용 패널 개수와 버려지는 기판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10세대 면치 효율.jpg


 

10.5세대에서는 65인치 대형 TV용 패널 생산 효율이 가장 좋고, 상대적으로 55인치 이하 생산 효율은 떨어지는 편이다. 55인치 TV용 패널을 생산할 경우 기판의 34%를 버려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65인치 LCD 패널을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8세대와 10.5세대 라인의 원가 구조 격차는 크다. 8세대 기판에서는 65인치 패널 1장 당 0.69m²의 비효율(버려지는 면적)이 발생하지만, 10.5세대 기판에서는 패널 1장 당 0.1m²만 버리면 된다. 같은 크기의 패널을 생산하는데 따르는 원가가 10.5인치 기판에서 훨씬 저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BOE 10.5세대 라인이 양산을 본격화하는 2018년 3분기 이후 60인치대 패널 생산 주도권은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비록 60인치 이상 TV 판매 비중이 전체 TV 시장의 7~8%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도 대형 TV용 패널 생산량은 중국이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MMG 방식으로는 한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BOE 10세대 투자에 다중모델생산방식(MMG)으로 맞선다는 전략이지만, MMG는 공정이 복잡해 생산원가가 높아지는 게 단점이다. MMG는 1장의 기판에서 동일한 크기의 LCD 패널만 생산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모델을 한번에 찍어내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12년부터 MMG 방식으로 65인치 LCD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6세대(1500㎜×1800㎜),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2200mmx2500mm)라인에서 65인치 LCD 패널을 생산 중이다. 8세대 기판의 경우 65인치 LCD 패널 3개와 32인치 LCD 패널 6개를 동시에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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