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마트폰 맹주로 꼽히는 오포(OPPO)와 비보(vivo)가 독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형제 기업으로 불리는 오포와 비보의 이같은 행보로 화웨이의 하이실리콘과 샤오미의 펑파이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독자 프로세서 개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 신스예(芯师爷)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비보의 창업자인 돤융핑(段永平), 그리고 오포의 천밍융(陈明永) CEO가 잇따라 현지 주요 프로세서 기업인 XeL테크놀러지(苏州雄立科技有限公司)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포의 신제품 ‘F3’ 이미지. /오포 제공

 

 

XeL테크놀러지는 2008년 12월에 설립됐으며 본사가 항저우 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자회사는 청두에 소재했다. 주로 화웨이와 하이실리콘에서 온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창업자는 칭화대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국가 ‘천인계획(1000명의 해외 거주 중국인 인재를 본국으로 초빙한 정책)’으로 불려온 유명 전문가다. 이 회사는 주로 고성능 및 저전력 반도체, IP와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한 설계와 판매를 하며 최근 네트워크 검색 칩, 보안 인터페이스 칩, 가상사설망(VPN) 보안 통신 플랫폼 등을 내놨다. 네트워크용 프로세서와 광통신 인터페이스 칩 등도 내놓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신뢰성 있는 칩과 IP 및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호평받고 있다.   

 

XeL테크놀러지의 주요 주주는 항저우만잉컨설팅회사(苏州慢赢咨询有限公司)이며, XeL테크놀러지 홈페이지에는 ‘중국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돤융핑의 투자로 설립됐다고 명시돼 있다. 돤융핑은 오포와 비보의 공동 창업자로, 이는 돤융핑이 XeL테크놀러지의 주요 주주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어 지난해 천밍융 CEO가 추가로 투자에 나서면서 약 2000만 위안(약 32억9360만 원)을 써서 21.88%의 지분을 획득했다. 게다가 XeL테크놀러지의 주주인 항저우만잉컨설팅회사는 천밍융 CEO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XeL테크놀러지는 이미 상당한 독자적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ISE 시리즈 네트워크 검색 프로세서는 전 세계적으로 TCAM 칩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독점 구도를 깬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 ISE는 전자제품과 네트워크 등 다양한 보안 설비에 쓰인다.

 

향후 스마트폰 반도체 영역에서 오포와 비보가 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포와 비보는 지난해 이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에 중국 시장 점유율이 각각 17.5%와 17.1%에 달했다. 점유율 합계가 지난해 동기 대비 7% 늘어난 24%를 기록하면서 19.7%를 차지한 화웨이를 맹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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