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내년부터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 한편 해외에 18650규격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해 기존 배터리 시장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재 천안에 보유한 18650(직경 18mm⋅길이 65mm)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21700(직경 21mm⋅길이 70mm)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변환 중이다. 이에 따라 월 400만셀이던 삼성SDI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은 내년 초부터 800만 셀로 늘어난다.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18650규격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약 30% 크다. 미국 테슬라의 신형 전기차 ‘모델3’에 사용되며 주목 받았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일본 파나소닉과 합작한 기가팩토리에서 21700규격 배터리를 생산한다. 그러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는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다.

테슬라는 올해 호주 남호주(South Australia) 주(州)에 129MWh 규모 ESS설비를 구축했다. 남호주 주정부가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대규모 정전을 겪어 긴급히 시행하는 사업으로 단일 ESS 설비 규모로는 세계 최대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호주 업체들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 사업을 수주했다. 여기에 사용되는 배터리 셀로 삼성SDI의 21700규격 배터리가 사용됐다.

테슬라 외의 업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로 21700규격 배터리를 찾기 시작한 것도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재규어다. 재규어는 2020년 출시할 신형 전기 세단에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시장이 성장하자 LG화학 역시 이번 달부터 21700규격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파워툴은 현재까지 21700규격 배터리를 많이 채용하지 않았지만 삼성SDI가 적극적으로 개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고객사와 21700규격 배터리로 추진 중인 파워툴 프로젝트가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는 없지만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워툴은 전기드릴과 같은 전동공구를 의미한다.

한편 삼성SDI는 해외 소형 배터리 공장에 18650규격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국내에서 21700규격을 주력 생산하고 18650규격의 해외생산비중을 늘리는 셈이다.

18650규격은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18650규격 배터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많다. 기존 제품들이 18650에 맞춰 설계돼 18650규격 배터리 시장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SDI가 내년부터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을 월 400만 셀에서 800만 셀로 늘린다.(사진=삼성SDI블로그)

업계 관계자는 “18650규격은 당장 주문 수량이 있는데 이를 두고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은 21700규격을 증설하면 이중으로 손해가 발생한다”며 “18650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향후 시장 동향을 보며 생산라인을 21700배터리 생산라인으로 변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은 일부 부품을 변경하는 것으로 배터리 생산 규격을 변환할 수 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