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이 일본 업계가 주도한 배터리 소재 시장에 도전한다. 일본 업체가 독과점 하는 파우치 외장재와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배터리 사업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나타났다.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인터배터리’에는 배터리 관련 소재⋅부품 업체들이 제품을 전시했다. 몇몇 업체들은 기존 일본 업체들이 주를 이루는 산업에 진출하거나 새롭게 개발한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EAC는 자체 개발한 파우치 배터리 외장재 소재를 공개했다. 파우치 외장재는 현재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 특히 중대형 배터리 외장재는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 대일본인쇄)이 시장을 독점한다. EAC는 우선 소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두께 113㎛(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배터리 외장재 2종을 공개했다. 현재 국내외 업체들에 샘플을 보내 평가 받는 중이다.

 

EAC 관계자가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정경호 EAC 영업기획팀 부장은 “EAC는 외장재 부품을 모두 자체 생산한다”며 “중대형 배터리를 위한 150㎛ 두께 외장재를 차량용으로 제조해 시장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포스코켐텍은 현재 연구 중인 인조흑연 샘플을 공개했다. 자연 상태에서 채굴해 가공하는 천연흑연과 달리 인조흑연은 석유, 코크스 등을 필러로 하고 콜타르 등을 바인더로 하여 2500~3000℃로 가열해 제조한다.

천연 흑연은 에너지밀도를 높여주는 대신 충방전 수명이 짧다. 반면 인조흑연은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가 낮고 충방전 수명이 길다. 업계에서는 두 소재를 섞어(블렌딩) 사용한다.

인조흑연은 주로 일본과 중국에서 생산한다.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올라 2016년 12월 1kg당 인조흑연 수입가는 13.54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가격이 하락했지만 아직도 1kg당 10달러 미만이던 2016년 1분기 가격 수준을 되찾지는 못했다.

포스코켐텍은 내년 하반기 인조흑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생산라인 설치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미정”이라며 “가격 면에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 카이스트에 벤처로 입주한 배터리 스타트업 리베스트는 자체 개발한 플렉서블 배터리를 전시했다. 금속 시곗줄과 비슷한 형태의 플렉서블 배터리는 곡률 20R에서 5000회 이상 접었다 펼 수 있다.

R은 곡률반경 단위다. 20R은 반지름 20mm 크기 원둘레가 휘어진 정도다. 숫자가 작을수록 원의 크기가 작아 곡률이 높아진다. 그만큼 휘어지는 정도가 심해짐을 의미한다.

두께도 얇아 웨어러블 기기에 넣어 기존에 설치된 배터리 외에 추가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하진홍 책임 연구원은 “250mAh 배터리가 들어가는 스마트워치 시곗줄에 리베스트 75mAh 용량 배터리를 기기 앞 뒤 시곗줄에 연결할 수 있다”며 “이 경우 150mAh 용량이 증가해 사용 시간을 50%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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