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가칭)’에 LG화학 배터리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직후 해외 배터리 제조 업체와 갈등을 빚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9에 경쟁사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삼성SDI와 중국 ATL의 배터리를, 올해 들어서는 삼성SDI와 소니(무라타) 배터리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내년부터는 ATL이 빠진 자리를 LG화학이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ATL은 일본 전자부품업체 TDK가 지난 2005년 인수한 중국 배터리 제조 업체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소형 전지를 주로 제조한다. 삼성전자 외에도 애플 아이폰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다.

삼성전자가 ATL을 전략 스마트폰용 배터리 납품업체 명단에서 배제한 것은 지난해 벌어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직후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ATL 제품이 문제가 된 바 있고, 재고처리 과정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삼성전자와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을 결정하면서 당초 삼성SDI 배터리에 결함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ATL 배터리가 적용된 기기도 발화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UL⋅엑스포넌트측과 공동 조사 후 최종적으로 삼성SDI⋅ATL 배터리에 각기 다른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배터리 안전 검사 강화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았지만 ATL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사실상 검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8’에 ATL 배터리 적용을 배제했다.

이 빈자리는 소니 배터리가 채웠다.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LG화학 배터리 채택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갤럭시S8 개발 당시부터 납품을 희망했다”며 “다만 삼성전자와 접촉이 늦어 소니가 배터리를 납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LG화학 소형 폴리머 배터리(사진=LG화학)

LG화학은 전지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 6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갤럭시S9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향(向) 배터리 납품이 꾸준히 이뤄질 경우,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소형 파우치 배터리 부문 캐시카우를 확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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