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인쇄회로기판(PCB) 산업, 자동차⋅특수 시장에서 답 찾자.”

 

가파르게 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PCB 업황까지 유탄을 맞은 건 일본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에 따르면 국내 PCB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3년 연간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정체 중이다. 일본은 지난 2007년 20조원에 달하던 PCB 산업 시장 규모가 2013년 13조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일본 전자산업 쇠락이 후방산업까지 파급된 셈이다.

 

일본 PCB 및 소재⋅부품 업체들은 자동차를 비롯해 특수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제품을 통해 불황 극복을 타진하고 있다.

 

▲PCB업체 맥텍이 선보인 자동차용 PCB. /안석현 기자

1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전자회로산업전시회 참가 업체들은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용 특수 PCB 소재⋅부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전자재료업체 듀폰은 PCB용 고내열성 소재를  공개했다. ‘파이럴룩스HT’는 225도(℃)까지 버틸수 있는 라미네이션 소재다. 덕분에 고열이 발생하는 자동차 엔진룸 내부나 브레이크⋅변속기 주변에 들어가는 PCB에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 엔진의 연소 온도는 1300~2500℃에 달하며, 이 때문에 엔진룸과 붙어 있는 전조등 내부 온도는 200℃ 가까이 올라간다. 최근 전방 방향지시등은 물론 전조등도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가 늘면서 엔진룸 내부 온도 관리가 중요해졌다. LED가 장착된 PCB의 내열성은 자동차 조명 신뢰성에 직결된다.

 

▲니혼일렉트릭글래스가 개발 중인 플렉서블 유리. /안석현 기자

히타치화학은 최근 대만 TSMC가 선보인 통합팬아웃(InFO) 패키지용 소재를 들고 나왔다. InFO는 반도체 다이를 기판에 접합하는 방식을 뜻하는 용어다. 한 패키지 안에 반도체 다이를 1개 담는 ‘싱글 다이 InFO’는 기존에 다이 아래쪽에 위치하던 솔더볼(구 형태의 전도체)을 다이 측면에도 붙여줘 입출력(I/O) 수를 늘려준다.

 

‘멀티 다이 InFO’는 한 패키지 안에 2개 이상의 다이를 장착해 한 번에 패키지하는 기술이다. 역시 솔더볼을 측면에도 붙여줘 I/O를 늘릴 수 있고, 여러 개의 다이를 한번에 패키지 해 경박단소화에 유리하다.

InFO는 기존에 다이와 기판을 연결해주던 유기 인터포저 대신 필름 형태의 전도성 막을 이용한다. 유기 인터포저 대비 두께가 얇기 때문에 InFO 패키지를 적용하면 완제품 두께 역시 줄일 수 있다.

 

히타치가 개발 중인 ‘EB시리즈’는 InFO용 절연막으로, 라미네이션 공정에 들어가는 몰딩 소재다. ‘AS-500HS’는 미세패터닝에 사용되는 유전체다.  

 

일본 PCB 업체인 멕텍은 자동차용 PCB 전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내보였다. PCB 업체들의 자동차 전장 부문 1차 타깃이었던 인포테인먼트시스템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은 물론, 변속기 모듈에 들어가는 FPC도 전시했다. 변속기는 엔진과 마찬가지로 발열량이 많고, 변속 과정에서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진다. 내열성 뿐만 아니라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신뢰성이 중요하다.

 

▲가네카가 개발 중인 백색 폴리이미드. /안석현 기자

멕텍이 선보인 늘어나는(스트레처블) FPC도 눈길을 끌었다. 늘어나는 FPC는 기판을 모든 방향으로 잡아당겨도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특수 제품이다.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반도체 패키지 소재업체인 니폰일렉트릭글래스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용 커버유리를 내놓았다. ‘네오세럼(Neoceram)’은 각각 750 ℃와 800℃까지 견디는 고내열성 소재다. 플렉서블 OLED는 폴리이미드(PI) 용액을 공정용 커버유리에 경화시켜 생산하는데, 커버유리가 열에 팽창하거나 균열이 발생하면 OLED 전체에 불량이 발생한다. 네오세럼은 8.5세대(2500mm X 2200mm) 크기까지 대응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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