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내장, 애프터마켓 시장 잠식


현대차가 내년 출시되는 인기 차종부터 블랙박스가 기본 장착된 완성차를 출시한다. 순정부품 시장이 활성화 되면 기존 2차시장(애프터마켓)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파인디지털의 '파인 뷰'. /파인디지털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는 내년 출시할 내수용⋅수출용 쏘나타에 블랙박스(디지털 비디오 녹화기, DVRs)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주요  부품업체와 사양(스펙)을 조율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반떼에도 내장 블랙박스를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DVRs 시스템 공급사는 유라코퍼레이션, 만도, SL 등이 거론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영상촬영 형태의 블랙박스가 사생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다 10년 이상 장시간 수명을 보장해야 하는 만큼 메모리를 고려해 상시녹화 기능은 빼고 충격 등  이벤트가 발생하면 구동하는 방식이다. 향후 5G 이동통신망이 구축되면 국내에서는 통신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 상시 녹화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전단계, 액세서리의 내장화

  

자동차에 블랙박스가 기본 탑재되는 것은 자율주행차가 개발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고도화 되면 전방 감지, 추돌 예방, 녹화 기능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DVRs 역시 예외가 아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내놓은 ‘자동차안전도평가프로그램(KNCAP)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0년부터 ‘사고 예방 안전성’ 분야가 대폭 강화된다.


첨단 응급 브레이킹(AEB)과 전방추돌경고(FCW)를 통합한 전방추돌경고시스템(FCWS)을 의무 장착해야 한다. AEB시스템(AEBS) 자체 규정도 강화된다. 관절형 더미와 자전거 운행자 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차로이탈 경고 시스템(LDWS)의 통합 평가 프로토콜도 변경된다. 


야간 안정성도 높인다. AEBS의 저조도 평가 프로토콜을 개발해 야간에도 보행자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KNCAP 로드맵. 2020년부터 사고 예방 분야 항목이 대폭 늘어난다. /KNCAP


‘도로교통안전국(NHTSA)’평가와 유럽 ‘유로 자동차안전도평가프로그램NCAP)’은 한국에서 주로 사용 중인 대시캠(Dash cam) 형태의 블랙박스가 아닌 차량 운행속도, 브레이크 조작여부, 악셀러레이터 압력 등을 기록하는 운행기록장치(EDR)만 의무 장착하도록 했지만 자율주행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이용해 운행기록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박스 시장 잠식하는 전장 업계


현대차가 블랙박스 순정화를 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1, 2차 협력업체들이 기존 블랙박스 업계를 서서히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도별 국내 블랙박스 시장 규모. /IRS리서치, 업계 취합


특히 자동차 산업 품질관리 표준 ‘TS16949’와 현대기아차 ‘QS’ 인증을 받지 못하면 국내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mp3, 카메라, 신용카드 등을 모두 흡수했듯이 자동차용 액세서리도 완성차에 내장화 되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라코퍼레이션, 현대모비스, 만도, SL 등  현대차 1차 협력 업체 외에 기존 현대모비스 협력업체인 쎄코닉스, 엠씨넥스, 파트론 등 현대모비스 전후방 카메라 공급 업체들이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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