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친환경차 시장 2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올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 생산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현대자동차 친환경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시장 악화 때문에 재고가 남은데다 동일 브랜드와 플랫폼을 사용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와 직접 경쟁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아 소형SUV ‘니로HEV’나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아반떼HEV’ 등과도 판매 경쟁을 벌여야 한다.



월 2500대, 연 3만대 생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협력 업체들에 올해 아이오닉하이브리드용으로 3만대 분량의 부품 공급을 주문했다. 매월 2500대씩 생산하는 형태다. 


아이오닉 부품 업계 관계자는 “이보다 다소 많은 생산능력을 구비했는데, 올해 요구 수량 3만대에 맞춰 생산 계획을 짰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아이오닉 연간 판매 실적. /KIPOST 취합


지난해 아이오닉 3종의 국내 판매량은 HEV 4232대, PHEV 129대, EV 7857대다. 수출 물량은 HEV 4만3896대, PHEV 4343대, EV 9464대다. 지난 2016년에 비해 HEV 국내 판매량은 약 2500대 줄었고, 대신 EV 판매량은 2배가량 증가했다. HEV 해외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2016년 1만4622대보다 약 3배 늘어난 셈이다. 


올해 들어 아이오닉HEV 국내 판매량은 더욱 줄었다. 지난해 5월에는 474대까지 판매고가 올랐지만 올해는 매월 200~300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4월 HEV 판매량이 5996대로, 6000대에 육박했는데, 올해 중후반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 공급망 구축이 과제 


현대차가 연간 생산하는 차량 대수는 약 450만대(기아차 포함 약 700만대)로, 친환경차의 대표격인 아이오닉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1%에 머물고 있다. 3종 전체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고는 있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 개화기라는 것을 감안해도 조달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생산 비용 대비 물량이 적어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3만9762대를 판매한 제네시스 ‘G80’ 부품도 보통 주문량이 많은 그랜저, 싼타페, 아반떼, 쏘나타 등 인기 차종과 묶어 발주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기종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해당 차종만을 위한 라인을 꾸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오닉 부품 공급사들 중 상당수는 아이오닉과 다른 차종용 부품의 하이브리드 라인을 꾸리고 있다. 아이오닉 부품 공급사 관계자는 “그랜저, 싼타페, 아반떼 등 부품 생산 수량이 많은 차종 외에 소량 물량끼리는 라인을 묶어 사용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존 내연기관과 호환되지 않는 부품은 하이브리드 라인을 구성하기도 힘들다. 차량용 공조시스템 업체 관계자는 “엔진 열을 이용하는 에어컨과 난방 시스템은 구동계가 모터로 바뀌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전기차 시장 대비 준비는 하겠지만 수량이 적을 때는 라인을 추구하는 데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규 업체 진입에도 걸림돌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1~2종의 모델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신시장이 열리면서 각종 부품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데, 한두개 모델에만 공급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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