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SK이노베이션이 내년 3분기 공급 예정인 전기자동차용 ‘NCM811’ 인증 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의 협조로 보다 빠른 인증 절차가 진행될 수 있지만 제조난이도가 높은 신소재라는 점과 신형 생산라인이라는 점이 변수다. 


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말 충남 서산 신규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뒤 6개월 내에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8:1:1’(이하 NCM811) 배터리를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이는 내년 3분기 예정된 NCM811 양산 공급을 겨냥한 일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이용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NCM811 공급 일정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 인증은 기계적으로 준공이 완료된 이후부터 양산 사이 3~6개월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인증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계적 준공’은 생산라인 준공을 뜻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말 완공하고 내년 초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발표한 NCM811 배터리는 건설 중인 신규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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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충남 서산에 건설 중인 신형 배터리 생산라인 / SK이노베이션 블로그 제공


자동차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일정이 납품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여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전지는 일반적으로 6개월이면 차량업체 인증을 받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시험가동을 통해 나오는 파일럿 제품으로 제품 인증을 받고 한 달 전에 생산을 시작하면 일정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배터리 업계는 6개월이면 신규 생산라인에 대한 인증을 받는 정도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통상 배터리 납품절차를 네 단계로 나눈다. A단계는 배터리 콘셉트, 신뢰성 등 기본적인 구성을 테스트한다. B단계는 샘플 시험으로 기존 목표 성능의 90%를 낸다면 통과된다.


생산라인에 관한 문제는 C단계부터다. 양산라인을 설치하고 3~6개월 내에 생산되는 초기 생산제품을 검사한다. 이 단계가 통과되면 양산단계인 D단계로 넘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A, B 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A, B단계 샘플과 C, D단계 양산제품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등 특별한 변동사항이 생기지 않는다면 기간 내 납품은 가능하다. 목표 수율은 80% 이상이다. 세부 공정 사항 내부 수율이 90% 이상일 때 달성 가능하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 제조하는 배터리가 NCM811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중대형배터리로 사용된 바 없어 업계는 중대형 NCM811 배터리를 신물질로 구분한다. 업계 관계자는 “NCM811은 기본적으로 니켈 함량이 너무 많아 다루기 어려운 물질”이라며 “양산라인 구성에 충분한 변수가 될 수 있어 3~6개월 내 인증완료가 가능하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양산하겠다고 밝힌 NCM811 배터리는 높은 니켈 함량으로 제조 난이도가 높다. 니켈 소재 자체의 안정성이 낮기 때문이다.


몇 가지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신규 배터리 생산라인에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사용하면 아무리 빨라도 인증에 6개월이 걸리며 8개월도 굉장히 빡빡한 일정일 때 가능”이라며 “오랜 기간 거래하며 신뢰가 쌓인 업체고, 신축하는 생산라인이 기존 생산라인과 구조가 동일하다는 가정에선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일럿 제품으로 인증절차를 밟고, 생산라인이 기존 생산라인과 동일하다는 서류 심사로 빠른 인증을 거칠 수 있다는 뜻이다.


SK이노베이션이 NCM811 배터리를 납품할 업체는 기아자동차가 유력하다. SK이노베이션은 소울EV 등 기아자동차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해왔다. 기아차로부터 ‘신뢰가 쌓인 업체’로 구분 돼 빠른 인증 절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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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채택한 기아자동차의 쏘울EV / 기아자동차 제공

 

하지만 ‘신축 생산라인 구조가 기존 생산라인과 동일하다는 가정’을 만족하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충청남도 서산에 건설중인 SK이노베이션 신형 배터리 공장은 기존 배터리 제조공장에 비해 두 배 높은 생산능력을 보유할 전망이다. 기존 배터리 공장과 부지 사용 규모는 비슷하다. 내부 생산라인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주단계부터 NCM811 배터리를 제조하는 것으로 완성차 업체와 협의하며 진행했다”며 “외부에서 볼 때 어려운 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미 시제품을 만들고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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