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니켈⋅코발트⋅망간(NCM) ‘8:1:1’(이하 NCM811) 비중으로 제조한 배터리의 등장으로 NCM 소재 가격경쟁력이 사라질 전망이다. 니켈 안정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제조비용이 오르는 반면 저렴한 소재는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NCM811 개발로 소재가격이 저렴해지기를 기대했던 당초 배터리 업계 기대를 만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NCM811 제조에는 탄산리튬보다 가격이 비싼 수산화리튬을 사용하고 공정이 추가된다. 저가 소재인 망간의 비중도 낮아지며 일본 업체가 주로 제조하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소재와 가격 차이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NCM811을 적용한 중대형 배터리를 곧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사용한 양극 활물질은 NCM에서 니켈 비중이 60% 이하였다. 여기에는 보통 탄산리튬을 사용한다. NCM 비중 ‘6:2:2’인 배터리는 업체에 따라 수산화리튬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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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인 칠레 아타카마 소금 사막. / Albemarle 제공.



국내 업체들이 탄산리튬을 주로 사용한 것은 비용 면에서 두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소재가격이 저렴하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탄산리튬 평균 수입가는 1kg당 12.56달러다. 반면 수산화리튬 8월 평균 수입가는 17.90달러로 가격이 높다. 


순도가 높은 배터리용 탄산리튬은 1kg당 15달러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kg당 2~3달러 차이가 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탄산리튬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수산화리튬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며 생성된 가격차”라며 “올해 초 탄산리튬 가격이 크게 오르기 전에는 가격 차이가 더 컸다”고 밝혔다.


양극활물질 제조공정도 간소하다. 양극활물질을 제조할 때 수산화리튬을 사용하면 산소를 공급하는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 수산화리튬이 공기에 노출되면 카보네이트나 탄산리튬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산소를 공급해 공기를 막아야 한다.


산소 공급 공정은 반응성이 높은 하이니켈(니켈 60~80% 이상 고함량) 양극활물질 제조에 꼭 포함돼야 한다. 반응성이 높다는 말은 소재 자체가 민감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재가 공기 중의 수분을 잘 흡수해 성능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이니켈 양극활물질은 제조공정부터 보관까지 모두 수분 없는 산소를 공급해 공기 접촉을 차단한다.


가격과 공정 문제에도 수산화리튬을 사용하는 이유는 녹는점 때문이다. 탄산리튬의 녹는점은 섭씨 723도다. 녹는점 462도 수산화리튬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양극활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리튬과 전구체 등 소재들을 소성로(爐)에 넣어 소성한다. 니켈은 소재 특성 상 너무 높은 온도에서 제대로 합성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녹는점이 낮은 수산화리튬이 하이니켈 양극활물질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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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해서는 소재 소성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은 양극활물질 제조용 소성로. /옥산IMT 제공


리튬 외에 가격 차이를 이끌던 망간도 소재 구성 비중이 크게 줄어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망간은 NCA에 들어가는 알루미늄과  가격 차이가 크다. 9월 26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 페로망간 가격은 1톤당 1440달러다. 같은 기준으로 2101달러인 알루미늄보다 저렴하다. 


박철완 전 차세대전지성장동력사업단 총괄간사는 “최초 NCM배터리가 등장했을 때는 소재 비중이 ‘1:1:1’로 망간 비중이 높았다”며 “NCM811과 NCA는 니켈과 코발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망간, 알루미늄이 가격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NCA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비중 역시 NCM811처럼 10%내외다.


NCA와 NCM811활물질 둘 모두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은 밝힐 수 없지만 NCA와 NCM811의 납품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엄지용 자동차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NCM811 개발로 가장 비싼 소재인 코발트 비중은 줄었지만 니켈 역시 저렴하지 않다”며 “제조비용 상승을 감수하고 NCM811을 만드는 것은 높은 에너지밀도를 얻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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