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삼성SDI가 내년 상반기 양산 가동 예정인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공정을 적용한다. 부피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한편, 부피팽창 현상도 제어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에 신형 생산 장비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기존 울산이나 중국 시안에서 생산하던 모델을 이관하려던 계획도 취소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헝가리 배터리 공장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생산설비는 기존 와인딩(Winding) 방식이 아닌 스택(Stack)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내년부터 헝가리 공장으로 이관 생산해 유럽으로 납품할 계획이던 34암페어아워(Ah)⋅37Ah 등 기존 모델은 계속해서 울산⋅시안 공장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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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전경. /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로 각형 배터리를 제조한다. 각형 배터리 제조에는 전극 소재를 말아서 넣는 와인딩 기술이 주로 사용된다.

와인딩은 생산효율이 높은 기술이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우선 배터리 셀 귀퉁이 공간을 활용할 수 없어 에너지 밀도 손실이 불가피하고, 충방전을 통해 발생하는 팽창현상을 제어하지 못한다.

이는 직육면체 캔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하다. 소재를 돌돌 말아 캔에 밀어넣는 과정에서 모서리 부분의 빈 공간이 발생한다. 셀에 허용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와인딩 방식 셀은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내부 소재가 쭈글쭈글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좁은 공간에 쭈글쭈글해진 소재가 몰려있을 경우 일부 공간에서 소재들이 문제를 일으켜 팽창 또는 발화할 수 있다. 이런 변형을 스웰링(Swelling)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핸드폰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이에 속한다. 삼성SDI는 캔을 통해 물리적으로 팽창 현상을 제어해왔다.

반면 배터리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택 방식으로 배터리를 만들면 기존 와인딩 방식에서 발생하는 잔여 공간을 소재로 채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셀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늘어난다.

스택 방식은 충방전을 반복해도 셀에 주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스웰링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부피팽창 현상을 근본적으로 제어하는 데 유리하다.

헝가리 배터리 공장은 모두 스택 방식 배터리 생산 장비가 입고 됐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기존 울산, 중국 시안공장에서 생산하는 와인딩 방식 배터리 물량을 헝가리로 이관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삼성SDI는 이 물량을 기존 울산, 시안 공장에서 제조해 유럽으로 보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소재를 넣는 방식 외에도 생산라인 가동 속도가 더 빠르다”라며 “이를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신형 배터리 셀만을 제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는 활물질을 도포한 뒤 일정 시간을 말려야 한다. 생산 장비 가동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활물질이 마르는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소재 자체가 빨리 마르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삼성SDI는 2018년부터 기존 울산,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는 34Ah, 37Ah 배터리 등을 헝가리 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배터리는 각각 독일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PHEV)와 폴크스바겐 PHEV ‘e-골프’에 납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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