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폴크스바겐 ‘MEB’에 들어갈 배터리 납품단가가 지나치게 낮아 ‘저가수주’ 우려가 나오고 있다.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는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생산을 위해 개발한 전용 플랫폼으로, 향후 이 회사가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가 MEB를 뼈대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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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MEB 플랫폼 콘셉트카 I.D./ 폴크스바겐 제공

 

MEB용 배터리 공급사 1차 선정 작업이 마무리 된 상황에서, 향후 업체들의 출혈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 배터리 납품단가(이하 MEB 납품단가)는 모듈 기준 1KWh 당 100달러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MEB 유럽지역 배터리 입찰 과정에서 모듈 기준 단가는 1KWh당 83~85달러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LG화학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수주에 성공했다. LG화학은 모듈 기준 1KWh 당 80달러 이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배터리 모듈 가격이 셀의 1.5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셀 기준 LG화학의 1KWh당 납품단가가 약 53달러 이하인 셈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셀⋅모듈⋅팩으로 구분된다. 셀은 배터리의 기본 단위로 양극재⋅음극재⋅분리막 등 기본 배터리 소재가 들어간다. 여러 셀을 프레임에 넣어 열과 진동으로부터 보호하면 모듈이 된다. 다시  여러개의 모듈에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추가하면 팩이 된다. 전기자동차는 이렇게 만들어진 배터리 팩을 탑재한다. 

 

업체나 차종에 따라 배터리업체로부터 구매하는 배터리 종류는 다르다. 대형 완성차 업체는 주로 모듈을 구매하고 자회사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업체를 통해 배터리 팩을 제조해 차량에 탑재한다. MEB 플랫폼은 배터리 모듈을 입찰 중이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납품단가를 비교할 때 주로 제너럴모터스(GM)사 볼트(Bolt)를 기준으로 삼는다. GM은 지난 2015년 볼트 내 배터리 셀 납품단가가 1KWh당 145달러로 2019년까지 유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트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업체 역시 LG화학이다.

 

반면 1KWh당 100달러 이하인 MEB 납품단가는 셀 기준 가격이라고 가정해도 저가수주다. 업계 전문가는 “GM사 볼트 배터리 모듈 기준 납품단가는 1KWh당 200달러 이상”이라며 “MEB 납품단가는 덤핑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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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에서 2015년 밝힌 볼트 배터리 셀 기준 납품단가./ GM 제공

 

이처럼 낮은 납품단가에도 배터리업체들이 MEB 배터리 모듈 수주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시장 확대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성장하기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를 일단 키우겠다는 의미다. 특히 폴크스바겐이 일본 도요타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라는 상징성도 크다.

 

나머지 하나는 MEB 플랫폼 규모다. MEB는 수년에 걸쳐 총 640만대를 생산할 예정인 대규모 전기차 프로젝트다. 생산물량이 워낙 많아 박리다매가 가능하다. 지역별로 납품 업체를 선정하고 있지만 LG화학은 유럽 향(向) 물량 수주를 바탕으로 북미 향 MEB 배터리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계획이다.

 

특히 MEB 플랫폼은 플랫폼 위에 차체를 씌운다.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MEB 플랫폼 전기차 중 한 두 종이 시장의 외면을 받아도 다른 MEB 플랫폼 차량을 만들 수 있어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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