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시장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4대 핵심 소재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중 유독 음극재 분야에서만 기술 발전이 더뎠다. 


리튬이온전지용 음극재는 주로 흑연이 쓰이는데, 원가 및 안정성 측면에서 흑연을 위협할 물질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요 부족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중대형 리튬이온 전지 업체로서도 흑연 대체 음극재 개발에 나설 유인도 크지 않았다. 


▲ LG화학 자료 제공.

 

하지만 전기차 업체들이 리튬이온 전지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데 적극 나서면서 음극재 시장에도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폴크스바겐 사태 이후 전기차 분야에 상당한 자금이 몰렸고, 이는 소재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소재로 음극재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흑연 음극재 생산 업체들은 가격 및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하면서 새로운 음극재의 시장 진입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리튬이온전지 음극재 혁신에 선봉 서다


리튬이온전지 음극재 혁신의 선두에 선 업체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흑연대신 실리콘을 음극재로 써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론적으로 실리콘은 흑연보다 11배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기가 팩토리의 핵심은 리튬이온전지 생산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실리콘 음극재로 에너지 용량을 늘리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안정성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과 달리 충전과정에서 리튬이온과 일종의 합금 형태가 된다. 충전할 때는 부풀고 방전될 때는 수축된다. 아직 충전/방전 횟수가 적고, 전지 수명도 짧은 편이다. 


테슬라는 자체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는 한편 글로벌 소재 업체와 차세대 음극재 상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배터리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배터리를 수많은 부품 중 하나로 인식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배터리가 전기차의 핵심으로 생각한다. 다른 전기차 부품은 외부에서 조달하면서도 배터리만은 내재화에 나서는 이유다. 


국내 포스코켐텍, 애경유화, GS칼텍스 등이 실리콘, 주석 등을 활용한 차세대 음극재로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에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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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리튬이온전지 음극재 관련 업체 및 제품 현황 / 자료: KIPOST



요지부동 국내 소재 업체, 음극재 국산화에 나서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양극재, 분리막 등에 비해 음극재 국산화에는 소극적이었다. 일부 국내 업체들이 3~4년 전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재 국산화에 나섰지만, 가격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기술에서는 일본에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다.


현재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리튬이온전지용 음극재로 대부분 흑연이 쓰인다. 흑연은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으로 구분된다. 인조흑연은 2500도 고열에서 가공해 조직이 안정적이고, 수명도 천연흑연에 비해 2~3배 길다.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업체들은 고가 제품에는 천연 흑연을 쓰고, 일반 제품에는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을 섞어 쓴다. 


천연 흑연 음극재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난립해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업체들은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 인조 흑연 음극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히타치, 미쓰비시, JPE, 니폰카본이 천연 흑연 음극재 시장을 과점한 상태다.


천연 흑연은 가격이 싸지만 충전 효율이 낮고, 수명이 짧은 문제가 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은 표면처리 기술을 적용해 천연 흑연의 충전효율과 수명 문제를 조금씩 해결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표면처리뿐 아니라 첨가물을 더해 인조 흑연 음극재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흑연 일변도 음극재 시장에 새로운 소재가 도입된다면 국내 업체들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국내 리튬이온 전지 관련 소재 업체 중 상당수가 실리콘 기반 음극재 기술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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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상 코크스 / 자료: 포스코켐텍



포스코켐텍, 흑연 음극재 시장에도 기회있다


흑연 음극재로 중국, 일본 업체에 도전장을 낸 국내 기업도 있다. 바로 포스코켐텍이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2011년 천연 흑연을 기반으로 한 음극재 상업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일본 미쓰비시와 손잡고 인조 흑연 음극재 기술 확보에도 성공했다. 포스코켐텍 자회사 PMC테크는 지난 2013년 일본 미쓰비시와 합작한 회사다. 지난 8월부터 콜타르를 원료로 침상 코크스를 생산해 포스코켐텍에 공급하고 있다. 


침상 코크스는 미쓰비시, 미국 코노코필립스 등 일부 업체들만 생산할 수 있는 소재다. 제철 공정에 쓰이는 석탄을 고온 건조하면 콜타르가 생기는데, 이를 열처리하면 바늘 모양의 고탄소 덩어리 침상 코크스가 나온다. 음극재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3월 음극재 생산라인을 3기로 늘리고 연 540톤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매출은 올해 90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는 280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음극재 수주량이 벌써 올해 수주량의 4배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포스코켐텍은 내년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재 시장 10% 점유율을 차지하고, 글로벌 톱5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목표다. 


전기차 시장 성장 덕분에 2020년 세계 음극재 시장은 3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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