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웅의 실크로드 경영학-1부] ⑤'한국' 브랜드 인기 좋은 中亞에는 사업거리가 많을 것 같다
[김정웅의 실크로드 경영학-1부] ⑤'한국' 브랜드 인기 좋은 中亞에는 사업거리가 많을 것 같다
  •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 승인 2018.04.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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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미인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40대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52%에 달하는데 반해 우즈베키스탄은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60%를 넘는 젊은 나라다. 그래서인지 가는 곳마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았는데, 이 아름다운 여인들이 나와 눈이 마주치면 해맑은 얼굴로 활짝 웃어줬다. ‘내가 한국에서는 별로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통하는 얼굴인가보다’하고 고려인 가이드인 벨라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이 나라 여인들은 눈을 마주치면 누구한테나 그렇게 웃어준다고 한다.(웃음) 

 

오아시스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성. 낯선 사람을 봐도 이렇게 웃어준다.

우즈베키스탄은 파미르 고원에서 발원해서 서쪽으로 흐르는 아무다리아강과 시르다리아강 두 강 사이에 있는 오아시스 국가다. 사마르칸트, 부하라, 타쉬켄트 같은 도시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 사는데, 사막과 초원의 건조지대에 두 강이 지나가는 비옥한 지역을 ‘트랜스옥시아나’라고 부른다.

 

실크로드의 심장이라 부르는 사마르칸트 등을 중심으로 고대부터 왕성한 문명교류가 이루어졌던 '지구촌의 사거리'다. 인류 역사를 축약해 놓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대에는 소그드 상인들의 주 활동무대였기 때문에 ‘소그디아나’라 부르기도 했다.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2세,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 몽골의 칭기즈 칸, 티무르제국의 티무르가 이 지역을 정복했다. 갖은 수난을 겪으면서도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다.

 

우즈베크족은 투르크-몽골계 민족으로 쉽게 말하면 터키와 몽골의 혼혈인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생김새는 터키 사람들과 가깝고 경제적으로도 터키와 왕래가 잦다. 박물관에서 우연히 터키 사람들을 만났는데, 우리 고려인 가이드가 하는 우즈벡 말을 터키 사람들이 알아듣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터키어와 우즈베크어는 비슷하다. 같은 우랄 알타이어계에 속하는 한국사람들도 터키어나 우즈벡어를 몇 달만에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 취업하러 오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도 석 달이면 웬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특히 키르키스의 언어가 우리말과 비슷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와있는 중앙아시아 국가 외교관들도 그들 나라와 한국과의 친연성에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친연성 때문인지, 한류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곳곳에서 대우차(현재는 쉐보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직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제 규모가 작은 저개발 독재국가에 머무르고 있고, 과실송금에 문제가 많아서 사업하기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사업거리가 많아질 것 같다.

 

일본, 한반도, 만주, 몽골, 중앙아시아, 터키를 잇는 ‘몽골리안 벨트’는 대부분 건조한 스텝지대인데 유독 한반도와 일본열도만 습도가 높아 농경에 적합하다. 초원, 사막지대로 이뤄진 다른 지역은 습한 공기가 도달하지 못해 건조할 수밖에 없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저작 ‘총, 균, 쇠’에서 인류의 문명을 설명하려 했는데, 내 생각에 과거 한반도 문명의 키워드는 ‘말, 철기, 벼농사’가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그 항로의 중심에 실크로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는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다. 지난 2000여년 간 수많은 카라반 대상들이 이곳에 도착해 여정을 풀고, 피로를 회복하며 다음 기착지인 사마르칸트나 히바로 떠날 채비를 했다.

 

더위를 피해 모여든 사람들이 저녁을 즐기는 리비하우즈 연못가.

 

리비하우즈라는 커다란 연못가는 지금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예전에는 이 곳에서 더위를 피해 저녁마다 카라반들이 모여서 회포를 풀고 장사 정보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마르코폴로와 현장법사도 내가 서있던 이 자리를 지났을 것이고, 칭기즈 칸과 다리우스 2세의 말발굽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역사의 현장에는 오늘도 사막의 저녁을 즐기는 여행객들과 현지인들 말소리로 왁자지껄했다. 나도 동행한 홍성화 교수와 맥주 한잔 마시며 여행의 피로를 풀면서 어제부터 이어진 역사 토론을 재개했다.

 

“부하라와 사마르칸트같이 인구가 작은 오아시스 도시에서 어떻게 인류사에 빛나는 업적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사마르칸트, 부하라는 고작해야 인구가 몇 십만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근대 이전까지는 종교, 철학, 수학, 의학, 천문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최고 수준의 학문적 업적을 냈다. 이 동네 사람들이 천재적 지능을 가져서 이런 찬란한 학문이 태동했을까.

 

아마 이 오아시스 국가들이 개방과 포용 정신을 가지고 중국, 인도, 중동, 유럽 등 전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정보와 학문들을 융합하고 짜깁기하고 내재화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맞는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만들어갔을 것이다.

 

21세기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4대 강국 사이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 갈 길을 찾지 못하는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과거 오아시아 국가들이 했던 개방과 포용이 아닐까?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는데, 산업화의 성공에 취해 냉전시대 우물 속에 갇혀있는 기성세대들이 한국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중국에 1000개 이상의 창고를 지었던 소그드 상인처럼 우리의 기업과 젊은이들이 작은 땅덩어리 한국에 안주하지 말고,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도전해야 하면 되지 않을까? 똑똑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살고 싶도록 허황된 순혈주의를 때려치우고 과감하게 이민을 받아들여 스펀지같이 문물을 흡수하는 다문화 국가로 변모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전쟁이 끝난 지 불과 60여 년만에 기득권에만 집착해서 활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사회 구조(거버넌스)는 바뀌어야만 한다.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중국 중심의 중화사상, 일제의 식민사관, 산업화 시대의 서양 사대주의를 깨는 보편적 세계관과 역사관을 여기 실크로드에서 찾을 수 있을 듯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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