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메인(Bitmain)의 7nm 칩 공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트메인의 유일한 파운드리 협력사인 TSMC 의존도가 높아 TSMC 공급 상황에 따라 리스크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비트메인 입장에서는 회사의 가치 등에도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TSMC는 2020년 5nm 공정을 출시하기 이전까지 7nm 공정을 매출과 이익의 핵심 엔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7nm 공정은 TSMC 매출의 주력군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올해 2분기 양산에 돌입한 이래 3분기 매출의 10%, 4분기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스포츠와 그래픽칩, 인공지능 등 영역에서 7nm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채굴 수요는 암호화폐 가격의 하락 등에 기인해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TSMC 측은 비트메인이 7nm 핵심 수요 기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비트메인은 2016년 16nm ‘BM1387’ 모델을 발표한 이래 9월 7nm ‘BM1391’ 주문형반도체(ASIC) 신모델 앤트마이너(Antminer)를 출시했다. 연산 성능과 전력 소모 성능이 개선됐으며 향후 비트메인의 기업공개 이후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월 7nm ‘BM1391’ ASIC이 탑재된 앤트마이너(Antminer)를 출시한 비트메인. /비트메인 제공



비트메인의 7nm ASIC 앤트마이너는 TSMC의 양산 기술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대량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몇몇 업체가 TSMC의 7nm 제품을 이용한 가운데 비트메인은 그중 핵심 기업인 셈이다.


암호화폐의 ‘빠른 주기’와 ‘가격 예측 불가능’ 등이 가진 고위험적 특징을 감안할 때 7nm 수급 관리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이에 TSMC의 경우 비트메인으로부터 50%의 선납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메인 보다 작은 규모의 두번째 채굴기 기업 카나안(canaan)의 경우 100%를 선급한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가격에 따라 생산능력의 위험성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흐름에 따라 TSMC가 향후 비트메인에 대한 생산 능력 제어를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예컨대 선납금을 높이거나 생산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TSMC의 이같은 조정은 비트메인에 매우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으며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로 파운드리 기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비트메인이 상장 신청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SMC를 유일한 파운드리 협력업체로 명시해놨다. 여기에 글로벌파운드리는 7nm 포기 선언을 하고 인텔은 10nm 공정 지연 상황에 처하면서 비트메인의 선택지는 매우 좁은 상황이다.


비트메인 측은 TSMC로 부터 공급 보장을 받기는 힘들면 향후 기술 이동 상황에 따라 매출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TSMC와 관계가 악화될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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