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에어컨 기업 그리(GREE)의 반도체 사업이 베일을 벗었다. 앞서 올해 4월 실적발표회에서 둥밍주 그리 회장이 반도체 연구개발을 선언한 이후 실질적인 사업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국가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4일 '주하이링볜졔(零边界)반도체유한회사'가 자본금 10억 위안(약 1636억 원) 규모로 설립됐다. 주요 사업 범위는 반도체, 전자부품 및 전자제품 설계와 판매다. 통신기술, 사물인터넷(IoT) 기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컴퓨터 소프트웨어, 모바일 기기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 기술 서비스 및 기술 컨설팅도 사업 내용으로 명시됐다. 이 제품 및 서비스의 대량 생산과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에어컨기업 그리의 둥밍주 회장. /그리 제공



주하이링볜졔(零边界)반도체유한회사는 주하이 그리 법인인 주하이거리뎬치(珠海格力电器)유한회사의 100% 자회사다.


국가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은 주하이링볜졔반도체유한회사의 둥밍주 회장, 리샤오빈(李绍斌) 이사 겸 경리, 탄졘밍(谭建明) 이사, 량보(梁博) 경리, 랴오졘슝(廖建雄) 감사 등으로 구성된 5명 경영진도 표시했다. 


5명은 모두 그리의 핵심 임원들이다. 탄졘밍 이사는 그리의 총 엔지니어 겸 부총재이며, 리샤오빈은 그리의 부총 엔지니어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에 따르면 탄졘밍 이사는 주하이 그리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냉동 기술 연구센터유한회사 법인장과 그리의 임원 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리샤오빈 이사 역시 주하이 IVP정보기술유한회사 법인장과 임원 직을 맡고 있다. 


중국 경제관찰자망은 그리의 내부 관계자 말을 빌려 “량보와 랴오졘슝이 중간 간부를 맡고, 량보가 기술 인력을 책임지고 량졘슝이 재무팀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랴오졘슝은 그리의 임원도 겸직한다. 


이를 통해 그리의 반도체 사업 진출은 현실이 됐다. 지난 4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그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 투자 의지를 밝혔다. 둥밍주 회장은 500억 위안(약 8조1815억 원)도 아깝지 않다며 연구개발 성공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미중 무역 마찰이 심화하면서 중국 기업의 반도체 개발 투자 열기가 높아진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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