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텍, WQHD급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구현

증강현실(AR) 기기가 속속 상용화되면서 안경 하나만 있으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정보화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 중소 팹리스도 이 시장에 나섰다. 4K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데 이어 난제로 여겨졌던 광학 기술을 해결할 협력사와도 손을 잡았다.



현실로 다가오는 AR



▲영화 ‘아이언 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 맨 슈트를 입으면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가 필요한 정보를 투영해준다./마블(Marvel)


영화 ‘아이언 맨’에서 아이언 맨 슈트를 입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 눈 앞에는 온갖 필요한 정보가 펼쳐진다. 이처럼 AR은 실세계 위에 가상의 3차원(3D)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AR은 산업 시장에서부터 유통 시장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굳이 설비를 해체할 필요 없이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쳐다보기만 해도 가격·색상·사이즈 등 관련 정보가 뜨게 하는 식이다. 



국내 중소기업, WQHD급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개발



AR 기기를 구현하려면 광학 설계와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 안경알보다 작은 디스플레이가 눈 앞에 실세계와 비슷한 정도의 화질을 구현해야 하고, 이때 비춰지는 화면이 시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에 투영되도록 렌즈가 설계돼야한다.


국내 중소기업 라온텍(대표 김보은)이 개발한 것은 WQHD(2560×1440)급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솔루션으로 패널과 양쪽의 렌즈를 조절할 수 있는 통합 컨트롤러, 패널을 내장한 광학 엔진 모듈까지 갖췄다.


▲LCoS 패널은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공정이 진행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반사막, 액정층, 배향막, 투명 전극, 커버 글래스를 층층이 쌓아 만든다./openPR


라온텍의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LCoS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특수 거울과 액정 등 LCD의 구조를 올린 형태로, 모듈 상단에 위치한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활용한다. 


LED에서 빛이 들어오면 LCoS 패널에서 이를 처리, 특수 거울을 통해 이미지를 렌즈로 비스듬히 쏘기 때문에 전방에서 들어오는 빛을 막지 않아 빛 투과율이 높다. 


개구율(화소에서 회로 등을 거쳐 실제 빛이 나오는 영역의 비율) 확보가 용이해 고화소를 구현하거나 휘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현재 기술로도 픽셀 크기를 2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줄일 수 있어 5000~6000정도의 1인치당 픽셀수(ppi)까지 구현 가능하다.


김보은 대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소형화했을 때 휘도가 낮고, 마이크로LED는 아직 고해상도 AR 기기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며 “가격 경쟁력, 휘도 측면에서 LCoS 디스플레이가 AR 시장에서는 가장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광학 설계 기술도 개발 막바지



라온텍은 자사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에 적합한 광학 설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사였던 이스라엘 광학계 업체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기존 AR 기기에 적용되던 손가락 반마디 두께의 렌즈가 아닌 2㎜의 얇은 렌즈를 2개 활용, 안경과 비슷한 형태로 AR 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고객사도 추가 확보했다. 미국, 중국 등 AR 기기 전문 업체들이 라온텍의 LCoS 기반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광학 기술 개발만 끝나면 AR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다”며 “올해 처음으로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AR에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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