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 IDT가 독점해온 국내 모바일 무선충전 칩 시장이 다각화된다. 최근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ST마이크로 등 타 반도체 업체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경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기존 제품군과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어 IDT의 독식을 제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에 Qi 기반 무선충전을 처음 도입했다./삼성전자

 

그동안 삼성전자·LG전자는 모바일용 무선충전 수신부(Rx) 칩과 송신부(Tx) 칩을 IDT에 의존해왔다. IDT는 한국에서 무선충전 칩과 메모리용 인터페이스 칩 사업에 주력하는데, 전체 매출의 30% 가량이 한국에서 나온다. 

 

 

커지는 무선충전 시장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무선충전 칩 개발에 착수한 건 WPC가 15W 고속 충전 규격을 발표하면서다. 초기 삼성전기가 주문자생산(ASIC) 방식으로 칩을 내재화하려고 했지만 IDT의 성능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해당 부서가 해체됐고, 시스템LSI 사업부가 내재화에 나섰다.

 

기존 무선충전은 5~9W 출력으로 유선보다 충전 시간이 오래 걸려 사용량이 많지 않았지만, 15W 충전 방식은 이보다 속도가 최대 3배 빠르다.

 

삼성전자가 최근 개발한 무선충전 Rx 칩은 9W 출력까지 지원한다. 세계무선충전협회(WPC)의 치(Qi), 에어퓨얼얼라이언스의 PMA를 모두 지원한다. 내년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를 겨냥, 15W 제품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한 듀얼 무선충전기기./USPTO

 

웨어러블 기기 등 IT기기의 보급화로 여러 기기를 동시 충전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무선충전 칩을 개발하기로 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한국 등에서 여러 기기를 한 번에 충전하는 자기유도 방식 무선충전 기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은 올해 여러 IT기기를 한 번에 충전하는 ‘에어파워(Air-Power)’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지난해 무선충전 스타트업 PBP(PowerByProxi)를 인수했다.

 

 

모바일 무선충전 시장 노크하는 반도체 업계

 

 

ST마이크로도 오는 2분기 15W급 모바일용 무선충전 수신칩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각각 차량용, 산업용 무선충전 칩 개발에 집중하던 NXP반도체와 TI도 모바일용 15W급 무선충전 칩 시장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고,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맵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 중 가장 유리한 곳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무선충전 칩은 모바일 AP가 내리는 명령이나 상태에 따라 작동, 동시 개발하거나 AP 개발 후 성능을 파악한 뒤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도 AP와 PMIC를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PMIC나 무선충전칩은 AP 제조사와의 협업이 필수”라며 “기본 성능은 물론 들어가는 기능들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야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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