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망의 엣지투엣지(E2E) 전략을 천명한 인텔이 통신망 전반에 걸친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통신 '인텔 인사이드' 전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특히 제온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통신망 가상화에 공을 들인다.

인텔의 전략은 통신사업자에게는 투자 부담을 줄여주고, 통신 인프라를 범용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통신사뿐만 아니라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 신사업을 추진하는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 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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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의 E2E 전략. 통신망 전반의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네트워크 가상화는 통신업체들의 비용을 절감시킬뿐만 아니라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의 비용도 절감시킨다. 사용자용 단말(CPE) 서비스를 예로 들면, 이 장비를 가상화할 경우(vCPE) 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한대로 확장된다. 기업들은 전용회선, 라우터 및 스위치 등을 통신사로부터 제공 받았지만 방화벽, 심층패킷분석(DPI), 애플리케이션 가속 장비 등은 직접 구축해야 했다. 장비를 각각 구매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운용할 인력도 필요했다.기업 IT 투자·관리 비용 절감

 

vCPE가 구축되면 통신사가 방화벽, DIP 등을 가상화 플랫폼 위에 바로 올려주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객사는 통신사에 서비스 비용만 제공하면 되고, 통신사는 신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어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사들도 발빠르게 vCPE를 상용화하고 있다.

통신 인프라 구축 속도도 빨라진다. 만약 정보보호시스템(파이어월)을 도입하려는 기업이라면 가상머신을 이용해 1시간 이내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새로운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방어할 파이어월 장비를 구매하고, 장비 구축까지 며칠을 기다리고, 검증 기간을 거쳐 개통을 해야 했다. 

기업간 협업도 더욱 편해진다. 범용성 있는 통신 인프라를 이용하면 시스템 연동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인텔의 물샐 틈 없는 생태계 지원... 새로운 서비스 기반 닦는다

통신사업자,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SW 솔루션 개발사의 신사업 터전도 된다. 인텔 가상화 플랫폼용 솔루션사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빌더스(Network Builders)' 프로그램에는 약 250개 업체가 등록했다.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각종 기능을 통신망의 기지국 등 말단에 배치하는 것)을 위해서는 좀 더 가볍고 빠른 SW 솔루션이 필요하고, 이전까지 하드웨어 통신장비가 제공하던 각종 기능을 가상화된 통신망에서 제공할 수 있는 SW도 개발돼야 한다.

인텔은 생태계를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기지국·솔루션 업체가 직접 협업할 필요가 없는 MEC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하고, 기업간 매칭, 공동 마케팅 등도 지원한다.

인텔 네트워크 빌더스 파트너사 예시.

기존 통신장비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텔은 통신장비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시장 규모를 키우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노키아와는 미국과 핀란드에 '인텔-노키아 5G 솔루션 연구소(Lab)'를 설립, IoT 단말기부터 통신 코어망, 클라우드 서버 전반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에릭슨,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IoT 기반 시범 공장도 가동했다.

또 개별적으로 칩을 개발할 필요 없이 아톰(기지국 및 펨토셀), 제온(코어망 및 서버) 프로세서를 이용해 연구개발(R&D)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인텔이 알테라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를 활용해 차별화도 가능하다. '플랙스랜(FlexRAN)', '플랙스코어(FlexCORE)' 등 인프라 기기술도 제공한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은 레퍼런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까지만 한다"며 "상용제품은 제조사가 만들고, 장비 업계가 가진 네트워크 지식재산(IP)과 인텔의 아키텍처가 합쳐진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통신 아키텍처 구성.

기본적으로 통신망의 변화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5G 인프라 생태계는 자율주행,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산업 변화를 이끌고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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