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이동통신 모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텔과 퀄컴이 접전을 펴고 있다. 무선통신 표준 규격을 제정하는 3GPP는 내년 중순에야 5G 관련 규격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두 회사는 미리부터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인텔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를 활용해 필드 테스트를 조기 지원하는 전략을, 퀄컴은 2G부터 5G를 모두 지원하는 모뎀칩을 출시해 폼팩터 크기와 시스템온칩(SoC)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을 구사한다.

인텔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3세대 모바일 시험 플랫폼(MTP)을 선보였다. MTP는 실제 다양한 환경에서 통신 기지국과 단말기가 끊김 없이, 일정 수준 이상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지 테스트하는 필드·상호운용성 검증 솔루션이다. 인텔은 자사 FPGA '스트라틱스(Stratix) 10' 칩 5개로 MTP 모뎀을 구성해 각국 통신사업자와 통신장비 업체에 제공한다.

강승현 인텔코리아 이사는 7일 MWC 미디어브리핑에서 "FPGA의 강점을 십분 살려 5G 글로벌 표준으로 제안되고 있는 5G뉴라디오(NR) 규격이 추가될 때마다 알고리즘으로 구현해 빨리 업데이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MTP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10기가비트(Gb)다. 퀄컴 5G 모뎀 '스냅드래곤 X50'이 구현한 최고 속도 5Gbps보다 빠르다. 지원하는 주파수 대역은 600~900MHz, 4.4~4.9GHz, 5.1~5.9GHz로 6GHz 이하 대역 대부분이다. 마이크로파에 해당하는 28GHz를 지원하고, 향후 39GHz 대역 기술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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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5G 모바일시험플랫폼(MTP) 기술 자료. (자료=인텔)


퀄컴은 지난해 5G 모뎀칩을 처음 선보인데 이어 '5G 패밀리' 시리즈를 차차 출시할 계획이다. 2G·3G·4G·5G를 모두 지원하는 다중 모드 칩이 필요한 단말기 업계에 진입하기에는 퀄컴이 가장 유리하다. 지난해 MWC에서 이미 28GHz 대역에 대한 시험 시스템을 공개하고, 단말기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안테나 기술(스마트 빔포밍, 트래킹) 등도 구현한 바 있다.국내 SK텔레콤·KT, 미국 버라이즌·AT&T·스프린트·T모바일, 중국 차이나모바일, 스페인 텔레포니카, 일본 도코모 등 통신사업자, 에릭슨·노키아 등 통신장비 업체와 협업, 실제 필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퀄컴의 5G NR 시험 플랫폼. (사진=퀄컴 블로그)

퀄컴 역시 한국 SKT·KT, 버라이즌, 차이나모바일, 에릭슨, ZTE 등 글로벌 업계와 협력을 다수 발표했다.

통신 규격은 단순한 음성전달(2G), 데이터 전송(3G)을 넘어 좀 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4G)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5G는 휴대폰을 넘어 헬스케어,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웨어러블 기기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통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나왔다. 오는 2020년 전세계에 공급되는 센서는 약 2120억개, 단말기는 500억개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공장이 하루에 사용하는 데이터는 각각 4테라바이트(TB), 100만GB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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