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할 극자외선(EUV) 포토 노광(리소그래피) 장비 양산 발주를 한다. 7나노미터(nm) 공정 수요가 예상보다 크고, TSMC 등 경쟁 업체가 올해 양산을 계획하고 있어 서둘러 신 장비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24일 컨퍼런스콜에서 "7nm는 2018년 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EUV를 사용해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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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의 EUV 장비. (사진=ASML 홈페이지)


EUV는 13.5nm 파장 대역의 빛을 이용한다. 광원이 두 개 필요하고, 원 광원에서 분리된 전자를 다른 광원이 한번 더 쏴 줘야 하는 고난이도 기술이라 개발 기간이 오래 걸렸다. EUV가 도입되면 웨이퍼 원판 투입부터 최종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1000억원이 넘는 고가인데다 기술이 완성되지 않아 삼성은 기존 장비를 활용해왔다.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EUV 장비 한대의 웨이퍼 처리량은 하루 2500장 가량이다.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은 반도체 미세화의 핵심 기술로, 미세한 회로 패턴을 반도체 위에 그리는 역할을 한다. 생산원가의 약 35%를 차지한다. 삼성은 10nm 공정은 193nm 파장의 광원을 이용하는 불화아르곤(ArF) 액침(이머전) 장비를 이용해왔는데, 미세 패턴을 구현하기 위해 같은 공정을 2~3번(더블 패터닝, 트리플 패터닝) 반복해야 해 전체 공정 소요 시간 중 60%가 소요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ASML의 최신 EUV 장비인 'NXE3350B'를 한대 구매해 자사 요구사항에 맞게 세팅 중이다. ASML 관계자는 "올해 중순 정도면 세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EUV, 장비·소재 시장은 어떻게 바뀌나

EUV가 도입되면 연쇄적으로 장비와 소재가 변한다.

특히 더블패터닝(DPT), 트리플패터닝(TPT) 등 노광·증착·식각 여러 단계를 거쳤던 공정이 대폭 축소된다. 웨이퍼 생산량이 같다면 화학기상증착(CVD), 식각(에칭), 검사(Inspection) 장비 구매 대수를 약 20% 줄일 수 있다.

마스크 소모도 적다. 기존 기술로는 한번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마스크 수량이 50여장이었다면, EUV 도입으로 사용량이 5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된다.

EUV 장비 노즐이 좁은 탓에 노광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토레지스터(PR) 소재도 바뀌어야 한다. 필요한 산포를 맞출 수 있으려면 PR 표면장력이 60mJ/㎠ 수준으로 유지되야 한다. 현재 메탈을 포함한 PR이 개발되고 있지만 렌즈 오염 문제 때문이 완벽한 대안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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