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로2016 등 TV 시장과 후방산업을 견인하던 전통 계절 주기가 돌아온 것일까.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로 합병된 이후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삼성전자 LED사업팀도 상반기 흑자를 내면서 모처럼 구조조정 압박에서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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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ED패키지. /삼성LED글로벌 홈페이지 제공


 

 LED 가격 상승, TV 수요 증가 등 호재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경영설명회에서 CE부문의 초고선명(UHD) TV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49%, 커브드TV는 19%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60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가 30% 이상 늘어나는 성수기 효과를 확실히 봤다는 것이다.

LCD TV의 광원인 백라이트유닛(BLU)에 쓰이는 LED 수요 역시 높아졌다. 특히 프리미엄 TV에 적용되는 플립칩 패키지 방식은 중화권 업체들이 아직 기술력에서 한국 업체를 따라오지 못하는 분야다. 

또 글로벌 업체들이 BLU 시장의 가격ㆍ효율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비 IT 분야에 집중하거나 사업을 매각하는 등 공급과잉률도 어느정도 해소 됐다. 지난해 필립스는 LED 부품사업 자회사인 루미레즈를 매각했고, 크리는 LED 조명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도시바는 갈륨나이트라이드(GaN)를 실리콘웨이퍼 위에 증착해 LED 생산성을 높이는 갠온실리콘(GaN- On- Silicon)공법 제조를 포기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ED 시장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지만 수요와 공급간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23%나 많았지만 올해는 22%로 줄었고, 2018년 16%, 오는 2020년 8% 수준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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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시장 수요공급 추이. /IHS, KB투자증권 제공


 

삼성LED '풀(Full)가동', 올 연말까지 이어질 듯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ED사업팀은 LED 칩 제조 핵심 설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를 풀가동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말 사업부에서 사업팀으로 격하된데 이어, 1분기 감사를 받고 2분기 초반까지도 일부 노후장비 매각을 추진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KIPOST 5월 9일자 <삼성전자도 MOCVD 매각 추진..."中 LED 치킨 게임에 항복 선언"> 참조.) 사업을 축소해왔다. 당초 4인치 기준 MOCVD 약 150대 가량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이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퍼 기준 생산 능력이 줄고 인력 재배치 등으로 비용이 줄어든데다 수주량까지 늘었다. 상반기 국내, 대만 등 삼성전자 VD부문에 플립칩 LED 패키지를 공급하던 업체 중 일부가 신규 모델 공급사에서 배제되면서 남는 물량을 자연스럽게 삼성 LED사업팀이 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요인들이 한꺼번에 호재로 작용 했다"고 분석했다. 

흑자폭은 매출액의 5%를 밑돌지만 계속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익률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내부거래시장(캡티브마켓) 수요가 커진데다 경쟁사들이 하반기 다시 삼성과 거래량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장기적인 것인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 업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TV 시장 역시 성수기 이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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