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조 부문 기술·제조 및 운영·공급망으로 3분화

 

10나노 반도체 양산에 애를 먹고 있는 인텔이 제조 전략을 재편했다. 

 

제조를 총괄하던 핵심 임원을 내보내고 제조 센터를 3분화하는 한편 3차원(3D) 크로스포인트(X-point) 생산 라인(Fab)도 마이크론에게 넘기기로 했다.

 

당초 2015년으로 예정돼있던 10나노 대량 양산 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진데다 최근 물량 부족 논란까지 겪으면서 제조 부문을 효율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인텔, 제조 전략 새판 짜기

 

 

인텔은 다음달 공정 개발과 생산을 아울렀던 기술·제조(Technology and Manufacturing) 그룹을 3개로 쪼갤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기술·제조 부문을 총괄했던 소하일 아메드(Sohail U. Ahmed) 수석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은 은퇴한다.

 

제조 부문은 크게 기술 개발(Technology Development)과 제조 및 운영(Manufacturing and operations), 공급망(Supply chain)으로 나뉘게 된다.

 

▲왼쪽부터 기술 개발을 맡게 될 마이크 메이베리(Mike Mayberry)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조·운영을 맡는 앤 켈러(Ann Kelleher) 수석 부사장, 공급망 총괄 랜디어 타쿠르(Randhir Thakur) 수석 부사장./인텔

 

기술 개발은 미국 힐스보로(Hillsboro) 연구소에서 마이크로 아키텍처 개발을 해왔던 마이크 메이베리(Mike Mayberry)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인텔 랩스(Intel Labs) 연구소장이 이끌게 된다. 

 

공석이 된 인텔 랩스 연구소장 자리는 리치 울리그(Rich Uhlig) 수석 연구원이 임시로 맡는다.

 

제조 및 운영은 아메드 수석 부사장과 함께 일해온 앤 켈러(Ann Kelleher) 수석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이, 공급망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출신 랜디어 타쿠르(Randhir Thakur) 수석 부사장(Corperate Vice President)이 총괄하게 된다.

 

이 3명은 지난 2015년 영입된 퀄컴 출신 벤카타 머씨 M. 렌더친탈라(Venkata Murthy Renduchintala) 수석 기술 고문 겸 시스템 아키텍처 및 클라이언트 그룹 사장의 지시를 받게 된다. 

 

인텔은 아메드 수석 부사장의 퇴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10나노 생산 지연에 따른 경질이라고 분석한다. 

 

아메드 수석 부사장은 2015년으로 예정됐던 10나노 공정 생산 계획이 지연된 이듬해 2016년부터 기술·제조 그룹을 이끌어왔다. 그의 가장 큰 임무는 10나노 공정 개발 및 양산이었지만, 공정 개발에 애를 먹으면서 결국 10나노 대량 양산은 내년으로까지 미뤄진 상태다.

 

 

“메모리보다 CPU”… 3D Xpoint 제조는 마이크론으로

 

 

▲IMFT의 외관. IMFT는 3D Xpoint를 생산하는 유일한 곳이다./IMFT

 

상변화메모리(P램)의 일종인 ‘3D Xpoint’의 유일한 생산 기지 아이엠 플래시 테크놀로지(IMFT)는 마이크론이 사들이기로 했다. 

 

IMFT는 마이크론과 인텔의 합작 생산 기지로, 인텔의 발표 하루 전날 마이크론은 내년 1월 1일부터 IMFT의 인텔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일정은 6~1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인텔은 합작법인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에 따라 길면 2020년 중반까지는 칩을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납품받는다. 이후에는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양사는 내년 2세대 ‘3D Xpoint’까지 기술 개발은 협력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2020년 이를 ‘퀀트X(QuantX)’ 브랜드로 자체 출시하고, 이와 함께 차세대 메모리의 시생산(pilot production)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협력이 중단된 것은 서로 바라보는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텔은 ‘3D Xpoint’를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쓰길 원하지만, 마이크론은 자동차,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에 넣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두 시장은 분명 크기(Formfactor)나 용량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에 인텔은 향후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에 집중하고, 마이크론이 외주생산 형태로 ‘3D Xpoint’를 생산, 공급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대련 팹68(Fab68)에서 ‘3D Xpoint’를 생산할 수 있지만 아직 이 곳은 3D 낸드 생산에 여념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텔은 거의 서버·클라이언트 CPU는 물론 일반 소비자용 CPU에도 옵테인(Optane)을 접목했다”며 “아직은 수요가 들쭉날쭉해 인텔 입장에서는 생산 라인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게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10나노 양산은 시작했는데… 수율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

 

 

인텔의 10나노 공정은 삼성전자나 TSMC의 7나노 공정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율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인텔은 배선을 마무리하는 백엔드공정(BEOL)에서 핵심 금속 층(Metal layer) 2개를 자가정렬 4중 패터닝(SAQP·Self Aligned Quadrup Patterning)으로 형성한다. 삼성전자가 7나노에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로 그리는 층이다.

 

패터닝 기술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수율이 적어진다. 패터닝 공정 1번당 수율이 95%라면, 패터닝을 4번하는 SAQP의 수율은 81.45%로 떨어지게 된다. 

 

두 번째는 코발트(Co)다. 라이너(Liner)나 캡(Cap)은 TSMC나 삼성전자도 7나노부터 탄탈륨(Ta)과 탄탈륨나이트라이드(TaN) 대신 코발트와 TaN을 쓰고, 접점(Contact)도 저항 값이 낮은 코발트를 활용한다. 

 

인텔은 여기에 타사가 구리(Cu)로 만드는 M0 레이어와 M1 레이어도 코발트를 활용한다. 코발트는 구리보다 내구성이 좋지 않아 잘 부서지고, 열전도도도 4배 낮다. M0 레이어와 M1 레이어는 전체 메탈 층의 하위에 있기 때문에 마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있는 자동차 온도가 올라가듯 칩이 뜨거워지게 된다.

 

인텔이 10나노 공정에서 제품을 아에 생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풀린 ‘레노보 아이디어패드(Lenovo Ideapad) 330’에 10나노 공정에서 만든 CPU ‘i3-8121U’가 처음으로 채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i3-8121U’의 최고 동작 온도(105℃)는 1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프로세서보다 5℃ 높았다. 뜨거운 CPU를 좋아할 고객은 아무도 없다.

 

인텔은 지난 7월 내년 말이면 10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CPU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스케줄이라면 최소 내년 2분기에는 대량양산(HVM)이 시작돼야한다. 

 

인텔 관계자는 “10나노 공정은 수율을 차근차근 올리고 있는 과정에 있고, 모든 직원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양산은 반드시 현실화한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