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x 나노 D램만 투자… 수익성 확보 어려워

삼성전자가 1y 나노(㎚) D램 투자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고, 수요 또한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상반기 설비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미뤄졌다. 하반기 투자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기존 D램 라인을 전환해 생산 중인 '1y 나노 8Gb DDR4 D램'./삼성전자

 

평택 2층 설비투자, 1x 나노만 끝나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는 평택 1공장 2층에 대한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평택 1공장 2층은 동쪽과 서쪽으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동쪽에 월 300㎜ 웨이퍼 투입량 기준 7~9만장 규모의 1y 나노(16나노 추정) D램 생산 라인을, 서쪽에 5~6만장 규모의 1x 나노(18나노 추정) D램 및 3D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을 꾸리기로 계획했다. 

이 중 서쪽은 상반기 설비 반입이 거의 완료됐다. 1y 나노 생산라인 구축이 예정돼있었던 동쪽에는 기초 설비만 반입됐다.

 

복잡해진 공정 탓에 비트그로스 상승률 10%대에 그쳐

 

D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수요 또한 증가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1y 나노 투자를 머뭇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걸림돌은 수익성이다. 삼성전자의 1y 나노 D램 공정은 1x 나노 D램 공정 대비 비트그로스(Bit growth) 상승률이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이전까지 삼성전자의 세대 전환 시 비트그로스 상승률은 20%를 상회했다.

비트그로스가 낮은 이유는 1x 나노 D램부터 사중 포토 노광 기술(QPT)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 멀티 패터닝 기술, 어떻게 다를까? 참고)

QPT 구현 방법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기초 패턴만 노광한 후 식각과 증착을 반복하는 SAQP(Self-Aligned Quadruple patterning)를 쓴다. 한 번 패터닝 할 때 총 60단계(step) 정도를 거쳐야해, 싱글 패터닝 대비 3.3배 이상 늘어난다.

 

▲삼성전자의 QPT 공정은 노광→스페이서(Spacer) 증착→식각→식각→증착→식각→식각 순으로 진행된다./삼성전자

장비 업계 관계자는 “공정 개발은 완료된 상태”라며 “1y 나노로 가면 SAQP 공정을 써야하는 레이어가 1~2개 더 생기는데 비트그로스 상승 효과는 적어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장담 못한다… 담합 논란 부담

 

수요도 장담할 수 없다. 1x 나노 D램 및 1y 나노 D램은 고객사가 서버 업계와 모바일 업계 정도로 한정돼있다.

모바일 업계는 성장률이 꺾인지 오래다. 수요 부진 탓에 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강자들도 올해 적자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듀얼 카메라 등으로 부품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체 부품 원가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 포함)에 비용을 더 지불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지난해 1년간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는 40% 상승했다.

서버용 1x 나노 D램은 평택 2층 서쪽 라인 구축이 막 끝나 월 50만장 추가 생산이 예상된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1y 나노 생산량을 확대, 비트크로스(차세대 제품의 가격이 현재 주력제품 가격의 2배 아래로 낮아져 차세대 제품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내는 상황)를 유도하기엔 부담이 크다. 

아직 세계 서버용 D램 출하량의 60%는 20나노급 D램이다. 알리바바, 화웨이, 레노보, 텐센트 등 중국 서버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는 가격 때문에 10나노급이 아닌 20나노급 D램을 채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가격 담합 논란이 제기된 상태”라며 “가격 인상 자제 요구가 팽배한 상황이라 담합 논란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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