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화 등 전방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지)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패키지 업체는 국내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박용철)는 인천 송도 K5 사업장에 20억달러 추가 설비 투자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패키지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장비 가격이 높아지는데다 중국과 경쟁, 전공정 업체들의 패키지 내재화 때문에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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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내 반도체에는 플립칩(FC),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 여러 첨단 후공정(advanced packaging) 기술이 적용된다./욜디벨롭먼트


첨단 패키지 중에서도 당장 수요가 급증한 플립칩(FC)은 광주 K4 사업장에 생산라인을 증축하기 시작했지만 실리콘관통전극(TSV),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의 추가 투자는 고심하는 모양새다.



투자비 급증… 전방 업계 내재화에 수요 예측도 힘들어



앰코코리아 첨단 후공정 생산 라인은 송도 공장에 집중돼있는데, 생산량이 300㎜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2만4000장에 불과하다. 1개 라인에서 여러 공정을 활용해 효율성도 떨어진다.


앰코는 매출액 기준 세계 2위 반도체외주가공(OSAT) 업체지만, 첨단 패키지 생산량은 다른 OSAT 업체 대만 ASE나 중국 JCET에 비해 적다. 


▲지난해 앰코테크놀로지는 세계 OSAT 시장에서 15%를 차지, 업계 2위를 기록했다./트렌드포스



생산량이 미미한데도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전방 업계가 첨단 패키징을 내재화해 수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설비투자액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TSV 도입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인텔, TSMC 등은 후공정 라인을 본격 내재화하기 시작했다. 비아 미들(via middle) TSV는 웨이퍼에 트랜지스터를 만든 뒤 구멍(비아)을 뚫는 방식이라 전공정 장비를 다수 활용한다. 파운드리 업체 입장에서는 반도체 전후공정을 턴키로 수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TSV 생산을 늘리려고 한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첨단 패키징의 전체 생산 물량 중 삼성전자, TSMC, 인텔은 각각 7%, 6.6%, 12.4%를 차지했다. OSAT업체인 ASE(7.7%), JCET(7.8%), SPIL(11.6%)과 비슷한 수준이다. 


▲첨단 패키징 제조사별 생산량 비중.  /Yole Development



설비 투자 규모도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다.


이전까지 후공정에서는 대당 100만달러 이상의 장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첨단 패키징에서는 전공정에서 쓰이던 고가 장비가 필요하다. 노광 장비인 스테퍼(Stepper)만 해도 대당 500만달러(약 53억4250만원) 정도다.


실제 TSMC는 InFO(Integrated Fan-Out) WLP 등 첨단 패키징 라인에만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 세계 1~4위 OSAT 업체들의 설비 투자 금액도 10년 전보다 2배 늘어난 20억달러를 기록했다.



첨단 패키징, 보급화는 아직



첨단 패키징에 전면 투자하기엔 와이어본딩 등 구공정의 활용도도 아직 높다. 세계 1위 OSAT 업체 ASE의 와이어본딩 매출도 지난 2016년 전체 패키징 매출 중 61.4%를 차지, 전년도(61.9%)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수동소자, 무선주파(RF) 칩 등 일부 아날로그 반도체와 자동차용 반도체는 신뢰성(reliability)과 가격을 이유로 첨단 패키징보다 와이어본딩 공정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와이어본딩 기술도 발전하면서 배선 간격(pitch)를 기존 80㎛~100㎛ 수준에서 현재 37~40㎛ 수준까지 좁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제품의 전면 전환보다는 기존 와이어본딩 공정을 선택하면서 옵션으로 일부 제품만 첨단 패키징을 도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품질 및 공정 제어 등을 이유로 공정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플립칩보다 전기적 성능이 올라가고 별도 기판이 필요하지 않아 얇게 만들 수 있는 웨이퍼레벨패키지(WLP)도 아직 스마트폰 등 경박단소화가 필요한 일부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에만 적용된다. 모뎀 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력관리반도체(PMIC)가 대표적이다. 


물론 가능성은 크다. 향후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이종 칩을 한 패키지 안에 집어넣는 시스템인패키지(SiP)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인터포저 기판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올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나 주문형반도체(ASIC)를 함께 올려놓고 TSV로 패키징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등 관련 솔루션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앰코코리아 관계자는 “첨단 패키징은 설비 투자 규모가 이전보다 급증하고 수요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내부에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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