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이 내년까지 유지될 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망이 엇갈린다. 

2000년대 중반 PC, 2010년대 초 모바일 기기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끌었듯, 슈퍼사이클은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면서 함께 찾아온다. 산업계가 미래 시장으로 점 찍은 자율주행자동차나 인공지능(AI)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서버 덕에… 성장세 이어가는 D램

 

반도체 시장 활황을 주도했던 D램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은 물론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도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예측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대도 중요한 원인이다.

최근 인텔, AMD 등이 D램 탑재량이 증가한 서버 프로세서를 출시하면서 기업용 서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이전 서버용 브로드웰(Broadwell)  프로세서에는 D램 모듈이 CPU당 4개씩 탑재됐지만, 최근 발표된 제온 프로세서에는 6개가 필요하다. 

 

▲전세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트래픽(단위=1ZB)./시스코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내년 데이터센터와 기업 서버용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해 전체 D램 수요는 28%, 2019년에는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B2B D램 수요가 PC·스마트폰 등 B2C 기기의 수요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나노대 D램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쿼드러플패터닝기술(QPT) 등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노광 기술의 첨단화와 초박형(Ultra-thin) 유전막(High-K) 기술 등이 필요하지만 공정 단계 증가 등으로 수율을 높이기 힘들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같은 이유로 내년 D램 공급 성장률을 20%대로 예측, 수요보다 1.7% 정도 모자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전공정 단계 수와 증가율./씨티글로벌마켓증권
▲D램 전공정 단계 수와 증가율./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성전자는 내년 16-2라인 공장(팹) 생산능력(capa)을 끌어 올리고 내년 1분기부터 15나노 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18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용량 면에서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의 제품이 생산되는 시기는 내년 4분기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삼파전 구도가 굳어져 시황에 따라 재고를 조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018 한국 거시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D램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플레이어 모두 공급을 늘리지 않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과잉? 안정? 엇갈리는 낸드플래시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공급과잉을 예상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수급안정 또는 공급부족을 예측하는 쪽도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와 모건스탠리, JP모건은 시장보고서에서 “내년 64단 및 72단 낸드플래시 생산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연달아 발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등 주요 업체들이 새 라인을 가동하거나 공정을 고도화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계 팹 투자 동향./IDC
▲메모리 업계 팹 투자 동향./IDC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평택 공장에서 64단 3D 낸드플래시를 본격 생산 중이다. 로드맵 상으로는 96단 3D 낸드플래시도 내년 중순 또는 말 출하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도 4분기부터 청주 공장에서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내년 이천 M14 2층의 주력 생산 품목을 현 36·48단 낸드플래시에서 72단으로 대체하는 게 목표다.

도시바-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도 내년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급 안정화나 공급 부족을 예상하는 쪽에서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서버 수요 증가, 3D 낸드플래시 탑재 스마트폰  비중 확대를 꼽는다. 3D 낸드플래시 전환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도 관건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2D에서 3D로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중이라 이 추이에 따라 공급량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날개 단 시스템 반도체

 

내년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것은 스마트팩토리·스마트홈 등 IoT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AI 연산을 담당하는 'TPU'(사진)는 최대 180Tflops의 성능을 낸다./구글
▲구글의 AI 연산을 담당하는 'TPU'(사진)는 최대 180Tflops의 성능을 낸다./구글

빅데이터를 시시각각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CPU, GPU가 고성능화 되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로 구현한 보조 프로세서나, 신경망처리프로세서(NPU) 등 특화 프로세서도 대거 도입된다. 

차량용 반도체, 데이터 수집 및 전송을 위한 센서와 통신칩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덕분에 미세 공정은 물론 28nm~180nm 공정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파운드리 사업부’와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로 출범시켜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한다. 동부하이텍도 꾸준히 업그레이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또한 극자외선(EUV) 장비가 실제 생산에 도입되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7nm 공정에 EUV를 활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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