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투자를 결정하면서 후방 산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중소형 패널은 TV에 비해 수량이 많은 만큼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DDI에 통합됐던 타이밍컨트롤러(티콘, T-con) 시장도 디스플레이 수량이 느는 만큼 수요가 증가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칩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협력업체로부터 DDI를 납품 받아 왔다. 이 시장을 겨냥해 여러 업체들이 움직이면서 올해 하반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DDI는 디스플레이 각 셀에 전기 신호를 보내 발광하거나 색상을 변화시키는 칩이고, 티콘은 디스플레이에 전기 신호를 뿌려줄 때 전체면의 시간차를 없애 화면이 깨지지 않고 고루 전환되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시장은 확대, 경쟁은 심화   

 

IHS에 따르면 OLED DDI 시장은 2019년까지 연간 10% 가량 성장한다. 기존 LCD가 진입하지 못하던 시장에 플렉서블 OLED 등이 쓰이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측면도 있지만 복잡성 때문에 가격도 LCD DDI에 비해 비싸다. 또 DDI와 티콘 통합칩이 없어 디스플레이 한 장에 칩 2개가 들어간다. 


칩을 개발하는 팹리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관건은 기술 개발과 투자 비용이다. LCD에 비해 복잡한 신호를 처리해야 하는 OLED DDI는 기술 장벽도 높고 연구개발(R&D), 테스트 비용도 많이 든다. 110nm 또는 90nm 공정에서 생산했던 LCD DDI와 티콘과 달리 OLED용 DDI와 티콘은 현재 55nm, 45nm에서 생산한다. 만약 중소형 LCD 패널처럼 통합칩을 적용한다면 생산 공정은 28nm까지 미세화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CD는 발광부인 백라이트유닛(BLU)와  컬러필터 및 액정, 박막트랜지스터(TFT)로 구성된 디스플레이 셀이 나뉘어 있고, 액정 분자의 기울기를 조절해 화면을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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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구동 방식. /LG디스플레이 블로그 제공

 

 

반면  파인메탈마스크(FMM) 방식 OLED는 각 셀마다 발광하고 적록청(RGB) 색상을 선택해 화면에 띄워주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픽셀마다 스위치가 하나씩 달려 있어 색상을 구분해 온 오프(On/Off)한다. 각 소재에 따라 제어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복잡도가 올라가고 소재가 바뀌면 구동칩도 변해야 해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도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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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구동 방식. /LG디스플레이 블로그 제공

 

OLED용 DDI, 티콘은 기술 장벽이 높은만큼 일단 공급을 시작하면 꾸준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핵심 협력업체인 실리콘웍스가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지만 기술 개발이 늦어질 경우 티엘아이가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 TV 시장처럼 DDI는 실리콘웍스가, 티콘은 티엘아이가 납품하는 ‘사이 좋은’ 상황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일단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 스마트워치용 소형 POLED 패널은 LG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실리콘웍스가 공급한다. 애플 등 고객사 물량은 아직 구동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실리콘웍스는 LG그룹의 우산 아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티엘아이는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공급하는 센터페시아용 패널 구동칩을 담당하는 만큼 신뢰성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 후지쯔와 파나소닉 시스템반도체 설계 사업부가 통합해 출범한 소시오넥스트도 국내 OLED 구동칩 시장에 진출, 최근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UHD LCD TV용 DDI 공급사인 동부하이텍은 최근 사업개편으로 OLED 시장 진출이 불투명하지만 지난해 OLED 구동칩 관련 개발팀을 별도로 꾸려 관련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는 이미 성숙된 기술이라 개발도 어느정도 프로그램화가 돼 있다”며 “OLED는 안정화가 안 된 기술로, 어떤 회사가 안정적인 신뢰성을 확보하는가에 따라 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28나노미터(nm) 파운드리, 국내엔 삼성이 유일

 

공정이 미세화 되면 파운드리 시장 변화는 어떨까.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 외에 대안이 없다. 동부하이텍, SK하이닉스 매그나칩 3사는 미세 공정 자체가 없다. 매출액 중 LCD용 DDI, 티콘 비중이 높았던 3사로서는 빠지는 물량을 채울 수 있는 대안을 찾거나 신규 미세공정 투자를 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300mm D램 구공정을 전환해 사용할 수 있지만 올해까지는 20나노대 D램은 생산을 지속하기 때문에 바로 전환은 힘들다. 또 기존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를 앞두고 있어 남아 있는 300mm 공정으로 파운드리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현재는 자사가 개발한 상보성금속산화물(CMOS) 이미지센서(CIS)만 일부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시스템LSI가 쓰는 팹인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관계상 납품 물량을 삼성에서 생산하는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TSMC, 글로벌파운드리, UMC 등 해외 팹이 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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