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AP시스템이 SK하이닉스에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첫 공급할 전망이다.  AP시스템은 매출 90% 이상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장비를 공급해 벌어들이는데, 그나마도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다.


신사업인 반도체 장비에서, 그동안 거래가 없던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P시스템 경기도 화성시 동탄 사옥 전경.

▲AP시스템 본사 전경. /AP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10일 업계에 따르면 AP시스템은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실리콘관통전극(TSV) 라인에 데모용 스퍼터를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9월까지 데모장비 평가를 거쳐 공급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인데 AP시스템 장비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구축한 TSV 라인은 여러개의 반도체 칩에 수직으로 관통하는 구멍(홀)을 뚫어 연결하는 첨단 패키지 공정이다. 기존에는 복수의 칩을 연결하기 위해 와이어 본딩을 사용했지만, TSV로는 더 작은 크기의 패키지 구성이 가능하다. 와이어 연결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칩 사이즈와 동일한 크기의 패키지 생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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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도체 패키지(위)와 TSV(아래) 비교.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로 불리는 ‘HBM(High Bandwidth Memory) D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TSV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AP시스템이 공급한 데모장비는 TSV 공정의 핵심인 구리기둥(CPB)을 형성하는데 사용되는 스퍼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퍼터는 재료 표면에 물리력을 가해 흩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박막을 형성하는 장비다. AP시스템이 고객사에 인도하는 가격은 1대당 약 40억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 HBM 등 고부가 패키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천 공장 후공정 내재화 비중을 높이는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최소 2000억원, 많게는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활황인 중소형 OLED와 비교하면 투자 금액이 크지 않지만, AP시스템이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한다면 의미가 크다. 그동안 AP시스템의 매출 포트폴리오가 중소형 OLED 장비,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에 지나치게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중소형 OLED 생산에 필수인 레이저어닐링(ELA) 장비와 레이저탈착(LLO) 장비로 매출의 대부분을 창출했다. 지난해 5120억원 매출 중 93%인 4800억원이 이들 장비를 팔아 벌어들인 금액이다. 중국 BOE⋅티안마 등 해외 고객선을 다변화하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매출의 대부분은 삼성디스플레이 향(向) 장비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한 HBM. /SK하이닉스 제공



지난해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공동 구축하는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장비 공급에 성공했다. 그래도 아직 반도체 장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채 4%가 안 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대비 D램 플립칩 내재화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향후 대규모 공급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해 수주 가능한 물량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향후 매출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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