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반도체 공정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투자비가 들어가는 건 장비다. 공정이 바뀔 때마다 장비 투자에 써야 하는 비용은 상상 이상이다. 공장(팹) 하나를 짓는데는 약 7~8조원 가량이 들고, 이 중 건설 및 설비 투자를 제외한 장비 투자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장비 투자 부담을 줄여 줄 대안으로 업계는 하이브리드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장비를 '돌려 쓰기' 하는 식이다. 중고 장비 개조 및 수리(리퍼비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photo
▲전공정 반도체에 쓰이는 검사장비. / 넥스틴 제공

 




내년 투자는 하이브리드 장비로


삼성은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라인의 화학기상증착장비(PECVD)와 원자층증착장비(ALD) 통합 장비 비중을 늘린다.  


같은 물질을 입자 크기만 바꿔서 층을 형성하는 경우, 하이브리드 장비가 효율적이다. 또 당장 ALD 기능이 필요 없더라도 수요가 늘어날 때 장비를 간단하게 개조하면 신장비를 살 때보다 투자비를 3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다.  


반도체 공정은 실리콘옥시나이트라이드(SiON), 비정질실리콘(a-Si) 등의 화학물 층을 쌓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게이트 선폭이 수십 나노미터(nm)대로 좁아지면서 기존 CVD로는 형성하기 힘든 물질을 도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ALD 수요는 늘고 있지만 기존 CVD 장비 역시 널리 쓰이고 있어 각 공정에 맞게 장비를 세팅하면 유연성이 좋아진다. 장비사는 모듈형으로 장비를 제작해 공급할 수 있어 개발 효율이 좋아진다. 

 

원익IPS는 내년을 겨냥한 절연막 형성용 CVD·ALD 장비를 출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팹 투자 비용이 늘면서 고객사가 하이브리드 장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최근 텅스텐(W) 공정용 CVD·ALD 하이브리드 장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photo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CVD·ALD 하이브리드 장비


 

 

검사도 하이브리드하게


AP시스템 자회사인 넥스틴이 공급하는 검사(Inspection) 장비는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문을 다 소화하기에는 생산 능력이 달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장비는 웨이퍼 회로를 3차원으로 검사한다. 회로 표면은 물론 겹겹이 쌓인 층에 전극 형성을 위한 구멍(홀)을 뚫는데, 그 하부 바닥까지 비춰볼 수 있어 2D·3D 공정 모두 사용 가능하다. 

 

웨이퍼 면적도 200mm(8인치)·300mm(12인치) 구분 없이 사용 가능하고, 고속·저속 등 검사 속도 등을 고객사가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이 모듈화 돼 있어 공정을 전환하더라도 반도체 제조사가 적절하게 세팅해서 쓰면 된다.




중고장비·리퍼비시 시장도 확대


하이브리드 장비는 중고로 활용하기 좋고, 개조 시장도 활성화 시킨다. 반도체 중고 장비 산업은 신장비와 마찬가지로 투자 주기에 따른 부침은 있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고장비 1위 업체 서플러스글로벌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700억원, 2014년 574억원, 지난해 954억원으로 부침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이 떨어져도 계속 증가해 59억원, 78억원, 14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리퍼비시 업체들은 100억~500억원 사이 매출액을 올리는 중소형이 대부분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이 별도로 운영하는 리퍼비시 사업부와 경쟁하지만 그들과 달리 삼성 맞춤형 개조를 주로 한다.  


리퍼비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램 및 시스템LSI의 구형 공정 장비를 3D낸드플래시 등으로 전환해 쓰는 경우가 많다"며 "SK하이닉스도 최근 리퍼비시 장비 활용을 고민하고 있어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