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메모리 반도체 장비 시장에 큰 장(場)이 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투자 규모가 올해에 비해 대폭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각각 다르다. 

 

일단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급이 어긋나면서 하반기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이 달린다. 일단 시장은 메모리 업체 모두에 유리한 상황이다. 

 

삼성은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SK하이닉스는 내년이 낸드플래시 시장 판세를 뒤집을 적기라고 판단해 투자폭을 확대한다. 

 

 

 

삼성, "18·20나노 D램, 48층 3D낸드를 주류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D램은 웨이퍼 약 5만장, 3D낸드플래시는 8만장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20nm D램을 주력 생산하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모바일 D램은 20nm가 82%, 18nm 12%,  25nm 6%다.  내년에는 20nm 보완 투자, 18nm 신규 투자가 이뤄진다. 25nm 공정은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2위 SK하이닉스가 최근에야 20nm D램 수율을 안정화 시켰고, 연말까지 약 40% 가량만 20nm로 전환된다. 마이크론은 25nm에 이어 20nm 양산도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3분기(9월 회계 기준, 4~6월)까지 적자를 내다 시황이 호전돼 4분기(7~9월) 소폭 흑자를 냈다. 

 

삼성은 내년 하반기까지 18nm D램 비중을 30~40%까지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본격적인 64층 3D낸드 투자도 시작되지만 여전히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일단 48층 생산량을 늘리지만 전환 수요를 고려해 64층 이상 구현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부품(DS) 사업부 전략은 초격차다. 10년 가까이 치킨게임을 겪으면서도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선행 개발, 6개월~1년 빠른 공정 전환 체제를 이어가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웨이퍼 20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내년 8만장이 추가되면 후발주자들이 내년 대규모 투자를 하더라도 생산량이 2~3배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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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 "3D낸드 시장은 우리가 2인자"

 

SK하이닉스는 D램 4만장, 3D낸드플래시 8만장 투자를 예고했다. D램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지만 3D낸드는 올해 2~3만장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기술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며 "3D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2위를 석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메모리 업계에서 SK하이닉스는 D램은 2위지만 낸드플래시는 3~4위에 머물렀다.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으면 예측 능력도 떨어지고, 개발 속도도 더뎌 악순환이 반복된다. 3D낸드는 삼성 외에 마이크론, 도시바, SK하이닉스 3사 모두 수율 안정화에 애를 먹고 있다. 내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마이크론과 도시바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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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라인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장비 시장도 활짝

 

D램은 미세공정 투자가 많아 대부분 신장비가 쓰이는 고부가가치 팹(Fab)이다. 투자시에는 화학증착기(CVD)·원자층증착기(ALD) 등 박막(Thin Film) 하이브리드 장비, 식각장비(에처), 클리닝 등 수요가 골고루 늘어난다. 

 

3D낸드플래시 공정은 D램 공정에서 쓰이는 증착, 식각 공정이 2D 낸드보다 늘어난다. 이외에 3차원으로 막을 쌓아올리는데 필요한 3D스택온(Stack On) 장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수직으로 쌓인 막을 관통하는 전극의 오류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검사(Inspection) 장비도 기존 공정보다 더 투입된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CVD·ALD 하이브리드 장비, 에처), 램리서치(에처, 3D스택온 장비), 원익IPS(CVD·ALD 하이브리드 장비, 3D 스택온 장비), 세메스(클리닝, 에칭 장비) , KLA텐코(검사 장비)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내년 장비 공급을 위한 승인 심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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