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파워칩이 중국 허페이시와 설립한 합작사(JV) 넥스칩이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12인치(300mm)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전용 팹을 증설해 아날로그반도체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통신칩, 메모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현재 약 10만장이었던 생산능력이 13만~14만장으로 늘어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칩은 핵심 장비인 포토 스캐너 장비 3대를 발주할 계획이다. 365나노미터(nm) 파장 대역의 i-line 스캐너 1대, 248nm 파장 대역을 쓰는 불화크립톤(KrF) 1대, 193nm 파장 대역의 불화아르곤(ArF) 장비 각각 1대씩이다.

 

이와더불어 자외선경화(UV Curing)와 이온주입(Implant) 장비도 이번달 입찰의향서(ROI)를 접수한다. 입찰을 거쳐 올해 연말 장비가 반입되면 내년 초~중순부터 양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합작사 설립 당시 예고했던 2017년 하반기보다 일정이 다소 앞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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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스캐너가 지원하는 공정은 회로 선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i-line은 0.15미크론(㎛)과 0.11㎛, KrF는 90nm 공정까지, ArF는 40nm대 선폭을 구현할 수 있다. 

 

넥스칩의 전신인 파워칩은 메모리 전문 업체로 성장하다 지난 2013년까지 이어진 치킨게임에서 밀려 파운드리로 전환했다. 비메모리는 0.15㎛부터 40nm까지, 메모리는 98nm부터 40nm까지 광범위한 공정을 지원한다. 메모리 기술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메모리 설계전문업체(팹리스)들의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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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칩의 파운드리 공정. /파워칩 제공

 

 

TI, 타워재즈 등 300mm 아날로그 팹을 가진 업체들이 생산 캐파(Capa)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90nm 이상 공정에까지 300mm 장비를 투입하는 이유는 지금껏 300mm 공정을 운영해왔고, 경쟁 업체들보다 생산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해 버티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넥스칩 투자가 국내 파운드리에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강화하면서 45nm~0.18㎛ 팹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90nm~0.18㎛를, SK하이닉스는 0.18㎛~0.11㎛ 공정을 운영한다. 90nm 이상은 두 회사 모두 200mm 웨이퍼가 주력이라 300mm를 제공하는 넥스칩보다 생산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생산 품목도 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CIS) 등으로 겹친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이나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처럼 정부 자금이 투입돼 공급 과잉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특화 파운드리를 구축하거나 기존 업계와는 다른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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