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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애플이 내년 9월 출시할 아이폰에 대만 TSMC가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로서는 아이폰7(가칭)용 A10에 이어 A11까지 2년 연속 TSMC에 물량을 빼앗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 셈이다.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최근 마크 리우 TSMC 공동대표가 투자자들과의 모임에서 “2017년 1분기 10나노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고, 이를 통한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리우 대표는 또 “최근 10나노 공정의 수율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 3개의 고객사 제품을 테입아웃(실험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Fo-PLP 시간 늦어지나



보도는 TSMC의 10나노 공정 자체에 주목했지만, 사실 TSMC가 애플의 독점 공급권을 유지한다면 이는 ‘통합팬아웃(InFO)’으로 명명된 패키지 기술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Fo-WLP을 도식화 한 설명. /전북테크노파크 제공



알려진대로 오는 9월 출시되는 아이폰7(가칭)에는 TSMC가 A10 칩을 독점 공급한다. TSMC는 16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A10 칩을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방식으로 후공정 처리해 독점 공급권을 따냈다. 


TSMC가 InFO라고 이름 붙인 Fo-WLP는 기존 WLP 공정에 팬아웃 기술을 통합한 것이다. 팬아웃은 칩 안쪽은 물론 칩 바깥쪽까지 입출력(I/O) 단자를 배치시킴으로써 I/O 개수를 늘리는 기술이다. 


Fo-WLP를 적용하면 기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방식 대비 생산 원가는 20% 정도 절감되고, 따로 인쇄회로기판(PCB)을 사용하지 않아 칩 두께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역시 InFO에 대응해 삼성전기와 공동으로 Fo-PLP 기술을 개발 중이다.  Fo-PLP는 Fo-WLP와 거의 동일하지만, 패키지 공정을 웨이퍼 형태가 아닌 직사각형의 패널 위에서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점만 다르다. 웨이퍼에 비해 패널 면적이 더 넓기 때문에 생산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 


▲FC-BGA와 Fo-WLP 비용 비교 분석. /유안타증권 제공.



다만 기존 웨이퍼 핸들링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Fo-WLP에 비해 Fo-PLP는 반도체용 웨이퍼 장비를 활용할 수 없는데,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구형 LCD 공장과 핸들링 장비를 인계해 사용키로 했다. 생산성 증가와 함께 구형 장비 활용을 통한 감가상각 절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전략이다.



속단 이르나 시간 촉박한 건 사실...장비는 세메스 개발



그렇다면 삼성전자⋅삼성전기는 내년도 아이폰용 AP 물량 확보에 정녕 실패한 것일까. 시간이 촉박한 건 사실이나 애플의 AP 수급 관례를 따져 보면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애플은 매년 9월 출시되는 아이폰의 AP 공급승인(퀄)을 같은 해 3~5월 사이에 실시한다. 2017년향 아이폰 AP 퀄까지 지금으로부터 최소 8개월 이상 남은 셈이다. 


문제는 연말까지 진행될 샘플 테스트다. 애플은 내년 3월 퀄 진행할 제품에 대해 오는 9월 샘플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삼성전자⋅삼성전기는 그 안에 샘플 생산을 마쳐야 한다.


즉, 9월 안에 샘플을 제공 해야 내년 초 양산 퀄을 진행할 수 있고, 퀄을 통과 해야 아이폰 AP를 공급할 수 있다. 



▲ Fo-WLP 공정도. /유안타증권 제공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가장 고민스러워 하는 부분은 패키지 재배선(RDL) 공정이다. 따로 PCB를 쓰지 않는 Fo-PLP에서 PCB 역할은 필름 형태의 박막기판이 대체한다. 이 박막이 열에 의해 휘면서 평탄도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성을 위해  웨이퍼보다 큰 패널 크기로 한 번에 패키지하기 때문에, 넓은 기판의 평탄도를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RDL 공정에 들어가는 장비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RDL용 코팅 장비를 자회사인 세메스가 공급키로 했는데, 당초 목표인 9월보다 늦은 12월에나 입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9월 샘플은 기존 매뉴얼 장비를 이용해 애플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해도, 12월부터 양산 퀄이 시작되는 3월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장비를 입고하고, 퀄까지 세메스 장비를 테스트 해 볼 시간이 채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9월 샘플과 입고 후 양산 퀄까지 단 한번의 실패 없이 진행 되어야 A11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비관론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삼성전자⋅삼성전기가 사생결단의 각오고 공정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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