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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투모로우 제공 

 

 

산업용 특수가스 및 케미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 들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3차원 낸드 플래시뿐 아니라 전기차용 2차 전지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디스플레이∙2차 전지용 특수가스 및 케미컬은 주로 해외 업체들이 공급했지만, 지금은 국산화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차세대 OLED∙낸드 플래시∙2차 전지 공정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특수가스와 케미컬이 필요하다.

 

최근 OLED∙3D 낸드용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일부 장비 업체를 중심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장비 수주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비는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수주가 밀려들다 언제 수그러들지 알 수 없다. 

 

공정용 특수가스나 케미컬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2차 전지가 생산되는 동안 꾸준히 쓰인다. 장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사업인 셈이다. 당분간 OLED∙3D 낸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공정 가스 수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 가스 업체들이 매출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OLED∙3D 낸드∙2차 전지 공정 가스 및 케미컬 수요 견인 삼각편대

 

 

산업 전반을 보면 제조업 투자 사이클이 다시 활발해지는 시점은 아니다. 오히려 대다수 산업 투자 사이클이 하락기다. 

 

하지만 OLED와 3D 낸드, 2차 전지는 다르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AM OLED를 쓰기로 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로 투자가 단행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용 AM OLED 절반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 물량 20%는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30% 가량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 AM OLED 투자가 활발해진 이유다.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시장 진출 선언으로 국내 반도체 투자 움직임이 둔화됐지만, 삼성전자  3 D 낸드 투자는 예외다. 삼성전자는  3D 낸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경쟁사들과 초격차 전략 구사를 위해 투자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8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했고, 올해 64단 공정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80단에서 96단 수준으로 공정을 더욱 고도화한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48단  3D 낸드는 기존 낸드 플래시 공정 대비 특수 가스 및 케미컬 수요가 30% 이상 많다. 64단, 80단으로 공정이 높아질수록 특수가스 및 케미컬 수요는 더욱 늘어난다. 

 

2차 전지 전해액용 케미컬 수요도 상승세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전해액 제조에 필요한 케미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 전반적인 2차 전지 소재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해액 관련 케미컬 공급부족 사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전해액 제조에 쓰이는 육불화인산리튬(LiPF6) 가격이 올 초 대비 5~6배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케미컬 공장은 환경 관련 인∙허가가 까다로워 빠른 시간 안에 생산능력을 늘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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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임직원./ 삼성투모로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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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공정 가스 및 케미컬 업체...이제 곧 ‘귀한 몸’

 

 

국내 산업용 특수가스 및 케미컬 업체들이 이번 투자 사이클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가장 주목 받는 업체가 바로 SK머티리얼즈다. 이 업체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을 주로 생산한다. 아직 NF3 매출이 절대적이다. 

 

NF3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채임버(Chamber)를 세정하는 특수 가스다.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생산하려면 웨이퍼나 기판 위에 박막 증착(CVD)을 해 전기 특성을 갖게 해야 한다. 문제는 CVD 공정 중 잔류물이 채임버 내에 남아 불량을 일으키게 하고, 장비 수명을 깎아 먹는다. 

 

NF3는 채임버 내 잔류물을 깨끗하게 제거하는데 쓰인다.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기계화학적연마(CMP) 슬러리(Slurry), 반도체 전구체, 산업용 가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사업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NF3 매출 비중은 6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도 삼성전자와 손잡고 NF3 투자에 돌입했다. 2020년까지 1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향후 3D 낸드 생산량 확대로 NF3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효성을 멀티 벤더로 끌어들였다. 

 

NF3는 3D 낸드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중 시장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도 높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증착∙식각∙세정 등 공정에 쓰이는 다양한 특수가스를 생산한다. 반도체 열처리 공정에 사용되는 일산화질소(NO), 증착 공정에 쓰이는 이산화질소(N2O), 절연막 증착에 쓰이는 암모니아(NH3)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반도체 전구체(Precursor)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 미국 전구체 업체 노바켐 지분 50.67%를 인수했다. 지난해 8월 279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솔브레인은 3D 낸드와 전해액용 케미컬 수요 증가로 최근 실적 상승세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했던 것도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 및 국내 17라인이 본격 가동된 덕분이다. 2차 전지 전해액 관련 매출은 아직 크진 않지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후성은 2009년 국산화에 성공해 2차 전지 전해액 첨가제를 상업화했다. LiPF6, WF6 등을 주로 생산한다. 최근까지 2차 전지 전해액 사업은 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해액 사업은 회사 수익면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에는 LiPF6가 개당 2~5g 밖에 쓰이지 않지만, 전기차에는 대당 3~5kg에 이른다. 

 

진입 장벽도 높다. 통상 전해액은 리튬이온 전지 업체와 공동 개발한다.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용 전해액은 3~4개월에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지만, 전기차용 중대형 제품은 1년 이상 걸린다. 안전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품질과 테스트가 그 만큼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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